▲ 덱 맥과이어(왼쪽)-저스틴 헤일리.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잠실, 박성윤 기자] 전반기를 4경기 앞둔 14일 잠실구장. 원정팀 삼성 라이온즈가 경기에 앞서 훈련을 하고 있었다.

잠실 3루 쪽 불펜에는 큰 키를 자랑하는 외국인 선발투수 저스틴 헤일리와 덱 맥과이어가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었다. 맥과이어가 섀도 피칭을 하면, 옆에서 지켜보던 헤일리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공 던지는 자세를 잡았다. 맥과이어는 자신의 의견을 보탰다. 더 좋은 공을 던지기 위한 외국인 선수들의 고민이 보였다.

두 선수 모두 만족할만한 전반기를 보내지는 못했다. 특히 헤일리는 삼성의 고민거리였다. 시즌 초반 경기당 두 자릿수 삼진을 잡는 '괴력투'를 펼쳤지만, 작은 부상이 두 번 찾아온 이후 구위를 찾지 못했다. 5이닝을 버티지 못했고 '퇴출설'까지 돌았다.

삼성 구단도 헤일리 교체를 고려하고 있었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 시장 상황은 좋지 않았다. 연봉 제한 규정이 생겨 50만 달러 이하 금액으로 대체 외국인 선수를 찾아야 했다. 미국에서는 KBO 리그 연봉 규정을 크게 고려하지 않고 높은 이적료를 부른다. 거기에 KBO 리그에서 활약할만한 실력을 가진 선수풀도 부족했다. '괜찮은' 대체 외국인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는 가운데 헤일리가 희망을 쐈다. 지난 11일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6이닝 10탈삼진 1실점(비자책점) 호투를 펼쳤다. 볼넷이 5개로 많았고, 구속이 여전히 조금 부족하긴 했지만, 긍정적인 신호였다.

두 선수의 토론을 지켜보던 삼성 통역 알렉스는 "본인도 마음고생이 심하다. 몸이 생각한 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 주변 선수들에게 물어봤는데, 부상을 참고 던지면 지난번과 같은 구속과 투구 내용을 기록할 수 없다고 했다. 부상이 없는데도 시즌 초반과 같은 공이 나오지 않아서 본인이 가장 답답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일리는 최근 투구폼 수정을 하는 등 살아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알렉스는 "과거 뛰었던 레나도와는 다르다. 레나도는 퍼포먼스를 보여준 게 없었다. 손가락 골절로 시즌을 마치지 않고 팀을 떠났다. 헤일리는 보여준 경기력이 있다. 본인도 그때 경기력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 삼성에서 뛴 외국인 선발투수 앤서니 레나도는 시범경기 때 가래톳을 다쳤다. 구속이 떨어진 이후 여러 시도를 했지만 회복하지 못했다. 그러는 가운데 타구에 손을 맞아 골절상을 입었고 시즌 아웃됐다.

삼성은 현재 7위로 밀려있다. 5위 NC 다이노스와 차이는 5경기다. 쉽지는 않지만, 따라잡을 수 없는 차이는 아니다. 삼성은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치른다. 헤일리는 오는 17일 수요일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이 경기에서 헤일리가 맥과이어와 함께 치열하게 고민했던 흔적을 남길 수 있다면, 삼성 5위 싸움 불씨가 살아날 수도 있다.

스포티비뉴스 잠실,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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