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환이 호쾌한 타격으로 타구를 날려 보내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두산 김재환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훈련을 한다. 

경기 전 타격 훈련 때는 맨 먼저 특타조에서 배팅을 하고 자신이 속한 조에서 또 방망이를 친다. 자신의 순서가 아닐 땐 롱-T배팅 등을 하며 짧은 시간도 쪼개 쓸 정도로 공을 들인다.

김재환은 6월 이후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겪었다. 6월 타율은 0.333로 나쁘지 않았지만 홈런은  2개에 불과했다.

홈런에 대한 스트레스는 타격 밸런스에도 영향을 미쳤다. 결국 7월 11경기 타율은 0.163로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 주말 롯데와 3연전에서 좋은 타격감을 보인 것이다.

첫 경기에서는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2차전과 3차전에서는 모두 멀티히트를 쳤다. 매 경기 홈런도 1개씩을 기록했다. 2경기 연속 홈런이다.

그러나 김재환은 한숨을 돌리지 않았다. 여전히 긴장의 끈을 팽팽하게 잡고 있다. 훈련량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 김재환(왼쪽)이 타격 훈련 도중 짬이 나자 롱-T 배팅을 하고 있다. ⓒ잠실, 정철우 기자
김재환에게 물었다. "2경기 연속 홈런도 치고, 이젠 감이 좀 잡히는 것 아닙니까."

그는 고개를 무겁게 가로저었다.

"6월에도 3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친 뒤 한 달 내내 홈런을 못 쳤습니다. 2경기 결과로 부진 탈출을 말하는 건 성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그 누구보다 많은 훈련량, 야구에 대한 진지한 태도, 언제든 슬럼프를 벗어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는 선수가 김재환이다.

하지만 김재환은 흘린 땀의 양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었다. 결과가 나오지 않는 노력은 인정받을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김재환은 "남들보다 열심히 한다는 것 자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이기 때문에 성적이 답을 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목표로 세워 둔 성적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의 성적을 내야 한다고 늘 마음먹고 있습니다. 그래야 그동안 했던 훈련들도 의미가 있는 것 아닐까요"라고 했다.

단순히 열심히 했다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꾸준하게 준비하고 땀을 흘리겠다는 의미였다. 자기 만족을 위한 훈련이 아닌 발전을 위한 노력이라는 뜻이다.

김재환은 분명 슬럼프 탈출의 신호탄을 쏴 올렸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늘 했던 대로 땀을 흘리며 묵묵히 더 나은 성과를 위해 애쓰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김재환은 성실성에서 손꼽히는 선수다. 최근 스윙이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본인이 만족하지 않고 더 노력하고 있다. 슬럼프도 곧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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