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반기 최하위가 확정된 롯데는 후반기 성적보다는 희망의 야구가 더 중요할 수가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양상문 감독 체제에서 희망차게 출발했던 롯데가 최악의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전반기 최하위가 확정된 가운데 계획대로 된 것이 거의 없었다. 성적으로 팬들을 끌어모을 단계는 지났다. 이제는 희망이라도 있어야 팬들이 찾는다. 

롯데는 1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1-3으로 패했다. 불펜을 조기에 동원하는 승부수에도 불구하고 타선이 전혀 응답하지 않았다. 이날 타선은 3안타 빈공에 시달렸다. 홈런 한 방이면 얻을 수 있는 2점이지만, 그 열세를 만회하기가 참 어려웠다.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졌다. 문제는 이런 경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는 시즌 선제실점 때 7승39패2무(.152)를 했다. 리그 최하위다. 1점 차 승부에서도 7승18패(.280)로 리그 10위다. 역전승은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은 19승이었던 반면, 역전패는 25패나 됐다. 김 빠지는 경기가 많았다는 의미다. 롯데 야구가 기록적인 측면 이외에도 무기력하게 보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롯데는 18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있으나 17일 패배로 전반기 최하위가 확정됐다. 롯데가 18일 경기에서 이기더라도 34승58패2무로 승률 0.370을 확보하는 데 그친다. 롯데와 마찬가지로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한화는 18일에 져도 승률 0.372다. 

롯데로서는 답답한 전반기였다. 야심찬 구상과 함께 시즌에 돌입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투타 모두 고전했다. 여기에 점진적으로 잡아가려던 세대교체 또한 저조한 팀 성적 속에 고전했다. 롯데는 17일까지 팀 평균자책점이 5.22로 리그 최하위에 처졌다. 팀 OPS(출루율+장타율) 또한 0.692로 리그 9위에 머물렀다. 모두 객관적인 전력에 비해 당황스러웠다. 

양상문 감독의 최우선 도전 과제였던 선발진은 표류했다. 양 감독은 FA 계약을 하지 못한 노경은, 그리고 부상으로 시즌 초반 등판이 어려웠던 박세웅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투트랙 1+1이라는 신선한 전략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몇 경기 지나지 못해 구상이 폐기됐다. 대다수 선수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투구 내용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 결과 총 13명의 선발투수를 써야 했다. 한 시즌 동안 로테이션을 지킨 선수라고 해봐야 레일리 장시환 정도였다. 나머지 세 자리는 사실상 돌려막기로 끝났다. 현재의 전력은 물론 미래도 담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뼈아픈 실패였다. 불펜 또한 차례로 마무리를 맡았던 손승락 구승민이 확고한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하는 등 구상이 계속해서 흔들렸다. 롯데는 전반기에만 총 29명의 투수를 썼으나 결국 팀 평균자책점 꼴찌에 그쳤다.

타선은 믿었던 선수들이 부진했다. 이대호 손아섭이라는 간판타자들부터 성적이 예년에 비해 떨어졌다. 전준우와 민병헌 정도가 분전했지만 부진한 팀 타선을 살려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양상문 감독은 기존 선수들의 부진에 신예 선수들을 대거 등용했으나 확실하게 한 자리를 차지했다고 볼 만한 선수가 마땅치 않다.

팀의 약점으로 거론됐던 포수와 3루수 문제는 여전히 유망주들이 알을 깨지 못했다. 여기에 주축 야수들의 부상이 겹쳤고, 외국인 선수(아수아헤)도 교체하는 등 구상 이곳저곳에 금이 갔다. 

포스트시즌 진출권인 5위와 경기차는 이미 10경기 넘게 벌어졌다. 후반기라고 해봐야 남은 경기가 50경기 남짓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이 차이를 좁히기는 쉽지 않아졌다. ‘팬심’도 싸늘하다. 포스트시즌이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에서 팬들의 발걸음을 모을 만한 긍정적인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 

아직 시즌을 포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지금 성적이 8월까지 이어지면 올해 이후를 바라본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사실 충성스러운 롯데 팬들이 지금 시점에서 바라는 것은 거창하지 않다. 마지막까지 응원에 힘이 빠지지 않는 최선의 플레이, 그리고 내년 이후를 내다본 뭔가의 희망을 줘야 한다. 팬들이 어차피 올해로 야구가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부진한 성적에 이미지에 이미 큰 타격을 입은 양상문 감독이 팀을 수습해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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