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전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왼쪽)에 이어 세스 후랭코프까지 재계약 시즌에 부상으로 고전하고 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연이은 18승 투수의 추락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두산은 17일 외국인 투수 세스 후랭코프(31)의 부진이 길어지면 대체 선수를 투입할 계획을 알렸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후랭코프에게 마지막 기회를 한번 더 주겠다"고 밝혔다. 

후랭코프는 지난해 처음 두산 유니폼을 입고 28경기에 등판해 18승3패, 149⅓이닝, 134탈삼진, 평균자책점 3.74로 호투하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지난해 연봉 85만 달러에서 38만 달러 오른 123만 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두산은 지난해 다승왕 후랭코프와 골든글러브 투수 조쉬 린드블럼 원투펀치가 올해도 마운드를 이끌어주길 기대했다. 

그러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후랭코프는 지난 5월 20일 오른쪽 어깨 이두건염으로 40일 동안 이탈했다. 가벼운 부상인 줄 알았던 김 감독은 후랭코프의 재활 기간이 길어지자 복잡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당시에는 교체에 무게를 두진 않았지만, 어깨 쪽 통증인 만큼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2017년까지 두산에서 뛴 마이클 보우덴을 떠올리게 하는 행보다. 보우덴은 데뷔 첫해인 2016년 30경기 18승7패, 180이닝, 160탈삼진, 평균자책점 3.80으로 활약한 '판타스틱4'의 중심축이었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보우덴은 2016년 연봉 65만 달러에서 45만 달러 오른 110만 달러에 도장을 찍으며 2017년에도 두산에 남았다. 

역시나 부상이 문제였다. 보우덴은 시즌 초반부터 오른쪽 어깨 통증을 호소했고, 어깨 충돌 증후군 진단을 받아 전반기를 거의 날렸다. 보우덴은 2016년의 기량을 되찾지 못했지만, 두산은 2017년 시즌 끝까지 데리고 갔다. 

정규 시즌은 17경기 3승5패, 87⅓이닝, 51탈삼진, 평균자책점 4.64를 기록하며 그럭저럭 버텼지만, 포스트시즌에 전혀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보우덴은 NC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3이닝 3실점, KIA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는 4이닝 4실점에 그쳤다. 

두산은 투수의 어깨 쪽 부상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라는 걸 보우덴의 사례로 이미 경험했다. 김 감독과 두산 프런트는 보우덴이 끝내 구위를 못 찾으면서 선발 축이 무너진 것을 2017년 준우승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진단했다. 이후 새로 손을 잡은 투수가 후랭코프였다. 

두산 관계자는 "보우덴과 후랭코프가 힘으로 던지는 스타일이라는 점이 비슷하다. 두 선수 다 유연한 편은 아니다. 그러면 아무래도 다치기 쉽다. 또 투수는 어깨가 민감하기도 하고, 무의식중에 (부상 부위에) 신경을 쓰면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 의학적 소견으로 문제가 없어도 본인이 신경이 쓰이면 힘들다"고 이야기했다. 

두산은 교체 카드는 이미 준비해뒀다고 밝혔다. 후랭코프가 예전의 구위를 찾는 게 최선이지만, 상황에 따라 바로 새 얼굴을 투입할 수 있게 움직였다. 대체 외국인 선수는 다음 달 15일 전에 계약을 마무리해야 포스트시즌까지 함께할 수 있다. 

한편 보우덴은 지난 3월 LA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뛰다 지난달 방출됐고, 이달 초까지 멕시칸리그 푸에블라 패러츠(Pericos de Puebla)에서 뛰다 다시 방출됐다. 올해 마이너리그 성적은 6경기에 선발 등판해 23⅔이닝, 1승1패, 19탈삼진, 평균자책점 7.23에 그쳤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