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투수 고효준이 12일 사직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두산과 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고효준(36)은 지난 2010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51경기에 출전했다. 2002년 프로 선수가 된 뒤 14년 동안 가장 많이 던진 해다.

2019년 고효준은 전반기에 53경기에 출전했다. 제구에 안정을 잡고 패스트볼에 힘이 붙으면서 팀은 물론이로 리그에서 손꼽히는 좌완 불펜으로 탈바꿈했다. 서진용(49경기), 주권(48경기) 김태훈(48경기) 이형범(48경기) 등 혈기왕성한 20대 투수들을 제치고 30대 후반에 접어든 베테랑이 전반기 최다 출전 투수가 된 것이다. 롯데 팀 내 출장 2위 구승민은 41경기.

팀이 치른 94경기 가운데 53경기에 호출 받은 고효준은 144경기에서 81경기에 나설 페이스다. 한 시즌 최다 출장 기록을 갖고 있는 류택현(2004년 LG)과 정우람(2008년 SK)가 갖고 있는 85경기에 맞먹는다.

기록적인 흐름이지만 역으로 한 투수, 그것도 관리가 필요한 베테랑에게 의존도가 큰 만큼 믿을 투수가 많지 않은 롯데 불펜의 현주소다. 손승락이 성적 부진으로 마무리에서 내려왔고 그를 대신한 구승민마저 평균자책점 6점대로 기대를 저버리며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박시영을 불펜으로 돌리고 박진형이 마무리에 자리 잡으면서 안정감을 찾는 듯했으나 올 시즌 전반기에 좌완 불펜은 고효준이 유일하다시피 했다. 박빙 상황에서 왼손 타자를 상대할 때면 롯데는 어김없이 고효준을 호출했다.

▲ 고효준은 전반기에 리그 투수 중 가장 많은 53경기에 출전했다. 144경기로 환산하면 81경기에 출전할 페이스다. ⓒ곽혜미 기자

롯데는 고효준의 짝이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시즌을 맞이했다. 지난해 팀 내 좌완 불펜 중 가장 많은 58경기에 출전했던 이명우가 빠진 자리에 박근홍을 영입했다. 차재용(23)의 가능성에 주목했고 상무에서 돌아올 김유영에게 기회를 주면서 좌완 필승조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가졌다. 하지만 박근홍은 평균자책점이 6점 대에 이르고 차재용은 전반기 대부분을 퓨처스리그에서 보냈다. 김유영은 9월에야 팀에 합류할 수 있다. 트레이드도 쉽지 않다. 부담은 고스란히 고효준의 왼팔로 쏠렸고 후반기 전망도 다르지 않다.

고효준의 후반기 페이스는 사실상 다른 롯데 투수들에게 달려 있다. 그나마 박진형이 마무리로 자리 잡은 가운데 박시영이 기복 없는 활약을 이어 가고 손승락이 구위를 회복하고 있다는 점이 희망적이다. 구승민도 후반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선발투수들이 더 오래 마운드에서 버틴다면 고효준뿐만 아니라 불펜 전체에 부담이 덜어진다. 물론 후반기 롯데의 반등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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