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몰래 선행을 이어 가고 있는 SK 이재원은 성적으로도 팬들에게 보답한다는 각오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재원(31·SK)은 1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특별한 손님을 맞이해 조금은 더 특별한 일을 했다. 학생들에게 일일이 책을 나눠줬다. 총 72명의 학생들이 이재원이 기부한 책을 받아 밝은 미소와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이재원이 선물한 책은 '수학을 품은 야구공'이었다. 홍석만 인항고 교사, 배원호 박윤성 SK 데이터분석그룹 매니저, 고동현 마이데일리 기자가 공동 집필한 책이다. 수학을 까다로워하는 학생들에게 수학과 야구를 접목, 알기 쉽게 설명한 책으로 호평이 자자하다.

이재원이 수많은 책 중 이 도서를 선정한 것도 이유가 있었다. 이 학생들은 최근 구단이 진행하고 있는 '야구수학 Talk 콘서트'에 참가하기 위해 야구장을 방문했다. 그것도 멀리서 왔다. 인천광역시 소재 서해 5도에 소재한 중·고등학교 학생들이었다. 섬에서 학생들이 찾아온다는 소식을 들은 이재원은 그 자리에서 사비를 털어 학생 수만큼 기부하기로 했다. 총 243권이었다.

이처럼 이재원의 기부는 알게 모르게 이어지고 있다. 프리에이전트(FA) 이전부터 꾸준히 지역사회에 기부 활동을 해왔다. FA 시장에서 대형 계약을 맺은 이후로는 기부 활동이 더 체계적으로 변했다. 이날 행사 외에도 다양한 기부와 사회봉사활동을 계획하거나 이미 실천하고 있다. 합치면 금액도 연간 억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유는 스스로 밝히기를 꺼렸기 때문이다. 이재원은 시즌 초반 성적 부진으로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그런 상황에서 기부보다는 성적으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이날의 책 기부도 경기장에서 열렸기에 구단 관계자들이 알 수 있었다. 모교인 인천고등학교에 후원금을 전달한 것도 동문회를 통해 알려졌다. 

어쩌면 그런 기부 활동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조만간 올지도 모른다. 6월을 기점으로 부진에서 탈출하고 있어서다. 시즌 초반 공수에서 고전했던 이재원은 최근 안정감을 찾았다. 3~4월 31경기에서 타율 0.229, 5월 26경기에서 타율 0.253으로 부진했던 이재원은 6월 0.286을 거쳐 7월 13경기에서 타율 0.368, 4홈런, 13타점의 좋은 성적을 냈다. 6개의 볼넷을 고르는 동안 삼진은 하나밖에 없었다. 그만큼 감이 좋다.

7월 성적은 남부럽지 않다. 타율은 리그 6위, 홈런 공동 4위, 타점 공동 4위, OPS(출루율+장타율) 리그 4위를 달리고 있다. 프레이밍도 시즌 초반보다는 많이 나아졌다는 평가다. 염경엽 감독을 비롯한 SK 코칭스태프는 “올 시즌 팀 마운드의 호조는 이재원을 비롯한 포수진의 비중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입을 모은다.

물론 아직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이다. 기대치를 채우려면 더 잘해야 한다. 이재원은 “내가 못했기 때문에 비난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항상 말해왔다. 아직은 팬들의 기대를 다 채우지 못했다고 믿기에 오늘도 더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다행히 좋은 성적 속에 팬들의 시선도 점차 호의적으로 돌아오고 있다. 성적과 선행을 모두 잡는 2019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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