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반기 기대만 못한 성적을 낸 이대호는 FA 제도 개선이라는 그라운드 밖의 고민도 가지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이대호(37·롯데)는 18일 광주 KIA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야 했다. 일상적인 인터뷰는 아니었다. 프리에이전트(FA) 상한제와 관련한 이야기 때문이었다. 프로야구 선수협회를 대표해 미디어 앞에 섰다.

여러 이야기를 하는 이대호의 표정에서는 고민이 묻어나왔다. 쉽지 않은 2019년을 상징하는 듯했다. 이대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어쨌든 개인 및 팀 성적이다. 그런데 올해는 두 가지 모두가 좋지 않다. 게다가 이대호는 단순한 한 선수가 아니다. 선수협 회장으로 해야 할 일이 또 있다. 바쁜 시즌인데 생각보다 일이 순탄하게 풀리지 않는다.

이대호는 전반기 94경기에 나가 타율 0.285, 11홈런, 69타점을 기록했다. 많은 타점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팬들의 기대치에는 다소 떨어지는 성적이었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794까지 뚝 떨어졌다. 지난해 이대호의 OPS는 0.987이었다. 후반기 반등의 여지를 열어두고는 있지만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지 않을 법한 성적임은 분명하다.

팀 성적이라도 좋았으면 위안을 삼았을 텐데 그마저도 아니었다. 롯데는 34승58패2무(.370), 리그 최하위의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자존심이 강한 이대호의 성향상 어느 하나 인정하기 쉽지 않은 전반기였다.

떨어진 성적에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라면 힘든 시기다. 그러나 휴식기를 마냥 편하게 보내기도 어렵다. 선수협 회장이라는 직함이 또 무겁게 느껴진다. 이대호는 지난 15일 각 구단 주장들과 만나 FA 제도 개선안을 논의했다. 이대호는 “8~9년 야구를 했는데 보상선수 때문에 다른 팀이 가지도 못한다”면서 “밑에 선수들도 생각해야 한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다만 논의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다.

이대호는 “시즌 중에 내가 나서기는 어렵다”고 했다. 시즌을 치러야 할 선수이니 당연하다. 그러나 시즌이 끝난 뒤 바로 뭔가의 결론이 나려면 지금부터 물밑 조율에 들어가야 한다. 회장인 이대호가 또 나설 수밖에 없는 처지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회장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도 심해질 수밖에 없다. 이중고다.

이대호는 시즌 전 선수들의 추대 형식으로 회장직에 올랐다. 공석이었던 회장을 새로 세웠다는 점에서 선수협으로서는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롯데 팬들조차 “야구에 집중하기 위해 주장직도 내려놨는데 선수협 회장이라니 우려가 된다”고 할 정도였다. 지금 이대호는 딱 그 우려의 지점에 맞닿아있다. 후반기에는 개인과 팀, 그리고 선수협까지 모든 일이 잘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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