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진한 팀 성적에 자진사퇴를 택한 김기태 전 감독(왼쪽)과 양상문 전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 시즌, 그것도 전반기에만 두 명의 감독이 자진해 옷을 벗었다. 김기태 전 KIA 감독에 이어 이번에는 양상문 롯데 감독도 지휘봉을 내려놨다. 하위권에 처진 KIA와 롯데의 2019년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불운하게도 ‘자진사퇴’였다.

롯데는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의 동반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 롯데는 전반기 94경기를 34승58패2무(.370)라는 초라한 성적을 마쳤다. 전반기 최하위였다. 결국 양 감독과 이 단장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고, 그룹 고위층에서 이를 받아들이며 현장·프런트 모두 전격적인 물갈이가 이뤄졌다.

올 시즌만 두 번째 감독 자진사퇴다. 양 감독에 앞서 김기태 KIA 감독이 지난 5월 16일 자진사퇴하며 팀을 떠났다. 김 감독과 양 감독 모두 비교적 성공한 지도자 경력을 가지고 있다. 김 감독은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KIA와 함께 했다는 점에서 충격이 컸다. 양 감독도 부임한 지 반년밖에 안 됐다는 점에서 역시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성적 부진에 장사가 없었다.

당시 KIA는 팀 순위가 최하위까지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믿었던 베테랑들이 부진에 빠졌고, 이를 대체할 만한 묘수를 찾지 못한 끝에 표류했다. 결국 김 감독이 책임을 지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롯데도 다르지 않았다. 시즌 구상이 상당 부분 흐트러지며 전반기를 마감했다. 양 감독은 다양한 방법으로 활로를 찾아보려 애썼으나 효과가 크지 않았다. 버티지 못한 양 감독도 자진사퇴의 길을 택했다.

KIA와 롯데는 팀 연봉에서 리그 최상위를 다투는 팀이다. 최근 FA 시장에서 적잖은 돈을 썼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베테랑 의존도가 높았고, 세대교체가 원활하지 않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 문제가 올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며 결국 사령탑에는 압박으로 돌아왔다. 부진한 성적에 팬들은 당연히 감독에 비판 일변도였고, 성적 저하와 팀 분위기 저하가 반복되는 악순환이 찾아왔다.

KIA는 박흥식 감독대행 체제 이후 승률이 5할을 웃돌며 나름의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여전히 포스트시즌과는 거리가 있다. 시즌이 끝난 뒤 박 감독대행을 비롯한 다양한 후보자들이 감독 후보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롯데도 일단 공필성 감독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꾸린다. 롯데는 감독은 물론 새 단장까지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고민이 더 깊다. 아팠던 기억을 뒤로 하고 두 팀이 날아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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