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전격적인 자진 사퇴 결단을 내린 양상문 롯데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후반기에는 부상자 3~4명이 복귀한다. 합류가 되면 지금보다는 전력이 안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전반기 결산 및 후반기 구상을 밝혔다. 전반기 최하위 확정에 연패 중이라 표정이 밝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양 감독은 담담하게 전반기를 돌아보며 후반기에는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롯데는 18일 광주 KIA전에서 6-3으로 이겼다. 성적 부진의 책임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사퇴를 암시할 만한 대목은 그다지 없었다. 양 감독은 올해 롯데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아직 계약기간이 많이 남아있었다. 후반기 구상도 직접 밝혔다. 양 감독은 “새롭게 팀을 추슬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남이 그 임무를 해줄 것이라는 뉘앙스는 아니었다.

그런 양 감독이 전격적으로 결단을 내렸다. 롯데는 19일 오전 양 감독과 이윤원 단장의 동반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현장과 프런트 수장이 부진한 팀 성적에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18일 현장에 있었던 관계자라면 모두 어리둥절할 사안이었다.

심지어 선수단도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의 한 선수는 “기사를 보고 (양상문 감독의 사퇴 소식을) 알았다. 마음이 좋지 않다”고 했다. 롯데 선수들은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개인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움직였다. 부산으로 돌아간 선수도 있지만, 광주에서 개인적으로 이동한 선수들도 있었다. 경기 후 양 감독과 미팅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감독대행이 된 공필성 수석코치에게도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마음고생이 심했던 양 감독은 17일 경기가 끝난 뒤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18일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고, 양 감독은 굳이 이를 내색하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할 수밖에 없다.

이 단장이 교체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꾸준히 돌았다. 이 단장은 2014년 11월 단장으로 취임했다. 재임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었고, 성적도 신통치 못했다. 그룹 인사 때 새 단장이 내려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양 감독은 사정이 다르다. 이제 막 계약을 시작한 감독이다. 성적이 부진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빨리 자진사퇴할 것이라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양 감독은 구단을 통해 “큰 목표 가지고 롯데 야구와 부산 야구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포부를 가지고 부임했으나 전반기의 부진한 성적이 죄송스럽고 참담하다. 사랑했던 팬들에게 송구스럽다. 팀을 제대로 운영하려 발버둥 쳐 봤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지금은 내가 책임을 지는 게 팀을 살리는 길이라 생각했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양 감독의 후반기 구상은 이제 다른 사람이 대신해야 할 상황이 됐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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