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투구 내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승운이 따르지 않는 제이콥 디그롬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제이콥 디그롬(31·뉴욕 메츠)은 지난해 불운의 아이콘으로 통했다. 잘 던지고도 동료 지원이 부족해 승리를 날린 경우가 많아서다.

디그롬은 지난해 32경기에서 217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70을 기록했다. 하지만 정작 승수는 10승에 그쳤고, 9번 패전을 안았다. 디그롬이 등판이 끝난 뒤에는 어김없이 동정 여론이 불거졌다. “최고의 투수지만 단지 승운이 없었다”는 분위기가 확산된 끝에 10승으로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10승으로 사이영상을 따낸 것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런 디그롬의 불운이 다시 시작됐다. 최근 들어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디그롬은 20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 10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팀 마운드를 이끌었다. 그러나 메츠 타선 또한 1점도 뽑아내지 못하며 승패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팀은 연장 10회 접전 끝에 0-1로 졌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디그롬은 최근 완전히 안정감을 찾았다. 최근 11경기에서 70이닝을 던지며 허용한 자책점은 18점이다. 평균자책점으로 환산하면 2.31이다. 지난해 눈부신 성적보다는 못하지만 충분히 승리 자격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간 적이 많았다. 하지만 정작 승리는 두 번에 불과했다. 

디그롬은 이 11경기에서 9번이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를 기록했고, 딱 한 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2실점 이하 경기를 했다. 그럼에도 좀처럼 승리와 인연이 닿지 않는다. 팀도 답답하다. 갈길이 바쁜 메츠는 에이스가 나선 이 11경기에서 3승8패를 했다.

디그롬은 시즌 20경기에서 5승7패 평균자책점 3.02를 기록하고 있다. 어느새 평균자책점 2점대 진입이 눈앞이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 3.05 이하를 기록하고 있는 메이저리그 투수는 전체 11명이다. 이중 승리보다 패전이 많은 선수는 디그롬이 유일하다. 불운의 아이콘은 현재진행형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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