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서영이 2019년 FINA 세계 수영선수권대회 여자 개인혼영 200m 경기를 마친 뒤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제공

[스포티비뉴스=광주, 조영준 기자] "(카틴카) 호스주 선수는 워낙 강철 체력입니다. 반면 저는 호스주 선수와 비교해 체력이 부족하죠. 파워도 제가 신체 조건이 뛰어나지 않습니다. 앞으로 제가 노력해야할 부분입니다."

한국 수영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던 김서영(25, 경북도청, 우리금융그룹)마저 세계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김서영은 22일 광주광역시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년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 수영선수권대회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승에서 6위에 올랐다.

2년 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개인혼영 200m에 출전한 김서영은 결승에 진출해 6위를 차지했다. 이 대회에서 김서영은 안세현(24, SK텔레콤)과 결승에 진출해 신선한 충격을 줬다.

▲ 태극기를 뒤로하고 출발대 앞에서 준비를 하고 있는 김서영 ⓒ 연합뉴스 제공

이 대회에서 자신감을 얻은 그는 이후 거침없이 성장했다. 20대 중반에 늦은 전성기를 맞이한 김서영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인혼영 2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한 올해 FINA 챔피언스 경영시리즈에서는 1차 대회와 2차 대회 개인혼영 200m에서 모두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지난해와 올해 김서영의 기록은 '수영 여제' 카틴카 호스주(헝가리)를 비롯한 세계적인 선수들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김서영이 최근 보여준 가파른 상승세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이번 대회 김서영의 목표는 자신이 세운 한국 기록(2분08초34) 경신이었다. 2분 7초대에 진입하면 메달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약점이었던 평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또한 막판 스퍼트를 위해 필요한 체력도 세계적인 선수들과 비교해 떨어졌다.

개인혼영 200m는 접영-배영-평영-자유형 순으로 진행된다. 접영과 배영에서 강한 김서영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접영과 배영으로 진행된 초반 100m 구간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초반에 승부를 건 그는 라이벌 오하시 유이(일본)를 제치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 2019년 FINA 광주 세계 수영선수권대회 여자 개인혼영 200m를 마친 뒤 아쉬워하는 김서영 ⓒ 연합뉴스 제공

이번 대회 100m까지 김서영은 3위를 달렸다. 그러나 평영에서 뒤쳐지기 시작했고 막판 스퍼트에서도 힘을 쓰지 못했다. 결국 김서영은 자신의 최고 기록에 미치지 못하는 2분10초12에 그쳤다.

경기를 마친 김서영은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고 제 최고 기록을 깨는 것이 목표였다. 내가 펼친 레이스는 후회는 없다. 하지만 기록은 아쉽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아시안게임과 비교해 페이스도 좋았고 컨디션도 괜찮았다. 그래서 자신감 있게 했는데 기록이 아쉬웠다"며고 했다.

약점인 평영에서 추월을 허용한 점에 대해 그는 "평영을 더 많이 준비했는데 단시간에 되지 않는 것을 알았다."며 "이번 대회에서는 이 정도였지만 내년 올림픽을 준비하는 좋은 과정이라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열린 준결승에서도 김서영은 "막판 스퍼트가 아쉬웠다"는 말을 남겼다. 그는 개인혼영 200m에서 4연패를 달성한 카틴카 호스주(헝가리)에 대해 "호스주는 강철 체력이다"며 최강자를 인정했다.

김서영은 "나는 아직 그 정도 체력은 아니다. 부족한 점이 많다. 파워적인 면을 봐도 나는 신체조건이 좋지 않다. 앞으로 내가 노력할 부분이다"고 스스로를 자평했다.

▲ 역영하는 카틴카 호스주 ⓒ 연합뉴스 제공

개인혼영 200m에서 호스주는 오랫동안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호스주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기록 차는 크지 않다. 김서영의 올림픽 메달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있다.

김서영의 지도자인 김인엽 경북도청 감독은 "최종 목표는 내년 도쿄 올림픽이다. 모든 초점을 여기에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올림픽을 1년 정도 앞둔 김서영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예방주사를 맞았다. 막판 스퍼트에 필요한 체력 보완과 평영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김서영은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번 경기도 좋은 배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도 배워나가는 길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경기 운영 및 컨디션 관리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얻은 교훈이다. 김서영은 "코치님과 제 수영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이번 경기의 아쉬움은 오늘로 끝내겠다. 이것도 (올림픽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미래를 준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인엽 감독은 김서영의 장점 가운데 하나로 '강한 정신력'을 꼽았다. 안세현이 세계선수권대회 예선에서 탈락한 상황에서 김서영에게 거는 기대는 한층 커졌다. 큰 부담감은 물론 힘든 훈련을 잘해낸 그는 이번 대회 아쉬움을 털어냈다.

한편 김서영은 이틀간 만여 명의 팬들의 응원을 받았다. 결승이 열리던 23일에는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현장을 찾았다. 경기가 끝난 뒤 김 여사는 김서영을 만나 포옹하며 격려했다.

스포티비뉴스=광주, 조영준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