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은주는 정통파다. "피트니스 대회는 결국 '몸'을 보는 대회"라며 본질에 충실한 심사를 약속했다. ⓒ 논현동,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논현동, 박대현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열일곱 살에 데뷔했다. 인기 드라마 '허준(1999)'에서 언년이 역으로 주목 받았다.

귀여운 외모와 통통 튀는 매력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돋보였다. 시트콤과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바삐 연기했다. 감초 조연으로 자리를 잡았다.

연기 폭을 넓히려 했다. 배우로서 갈망이었다. 자연스러웠다. 스물세 살에 영화 '조폭 마누라(2001)'를 찍었다. 미워할 수 없는 주점 아가씨 세리 역을 맡았다. 파격적인 노출 연기. 반향이 있었다. 보스 차은진(신은경 분)에게 몸을 흔들며 애교를 지도하는 신은 꽤 선명했다.

"고정된 이미지 탓에 우울증을 겪었다. 그래서 찍었다. (조폭 마누라 찍고 난 뒤) 사람들이 손가락질할까봐 집밖에 나가지도 못했다."

순탄하지 않았다. 섹시한 이미지가 단박에 굳어졌다. 조폭 마누라 이후 들어오는 시나리오, 제안 받은 영화가 비슷비슷했다. 브라운관으로 눈도 돌려보고 쇼핑몰 사업에도 발을 담갔다. 동업자에게 사기를 당했다. 빚더미에 앉았다.

원치 않는 공백기. 술과 수면제에 의존했다. 우울증이 다시 왔다. 체중은 불어났다. 깊은 터널에서 걷지도 못하고 주저앉았다. 누군가 그때 손 내밀어줬다. 

'퉁방울눈 트레이너' 양치승(46) 관장이었다.

최은주(40)는 지난 23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내겐 아버지가 세 분 있다. 생물학적 아버지와 영화계 아버지, 그리고 양 관장님"이라며 웃었다. 터널에서 빠져나온 건강한 웃음이었다.

'운동 아버지'와 심사위원으로 나선다. 최은주는 스포티비(SPOTV)가 개최하는 신개념 피트니스 대회 SPOFIT(스포핏)에서 심사석에 앉는다.

8월 25일 한성대학교 낙산관에서 열린다. 오전에는 국제보디빌딩연맹(IFBB) 프로 리그 승인을 받은 SPOFIT 리저널 대회, 오후에는 스포티비에서 주최하는 SPOFIT 그랑프리 대회가 진행된다.

운동에 진 빚이 있다. 공정하고 깨끗한 심사로 두 번째 삶을 선물한 피트니스에 조금이나마 은혜 갚고 싶은 마음이 그래서 있다.

"양 관장님이 SPOFIT 심사위원장을 맡고 나도 심사위원 10인 가운데 한 명으로 낙점됐다. 관장님께서 말씀하셨다. '공정하고 깨끗하게 심사하자.' 누가 봐도 '아 저 선수가 1등이구나, 이 친구는 2등이구나' 납득할 수 있는 심사를 하자고 하셨다. 공감했다. 편파는 없다. 깨끗하게 심사하겠다."

본질을 가리켰다. 피트니스 대회는 외모와 화제성, 소속 체육관을 보는 자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피트니스 대회는 결국 '몸을 보는' 대회다. (SPOFIT) 카테고리를 살펴보니 4개 종목이 있더라. 깔끔하게 (선수 몸만) 보겠다. 대회마다 고유의 결이 있다. 이 대회는 화제성, 저 대회는 용모 등 저마다 가중치를 달리 둔다. SPOFIT은 딱 몸으로만 부딪히고 싸우는 대회가 됐으면 한다. (심사위원으로서) 그 부문이 관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경험이 깃든 출사표다. 최은주는 최근 2년간 ICN 월드컵 챔피언십과 월드 유니버스 챔피언십 등 숱한 국제대회에서 우승 준우승을 밥 먹듯 했다. 그래도 일부는 눈을 흘겼다. 플레이어가 아닌 연예인 프레임으로 결과를 봤다. 권위 있는 세계대회서 입상해도 그랬다.

참가자 몸만 보겠다는 최은주 말이 자신도 그렇게 봐달라는 '부탁' 같았다.

"대회에서 상을 타니 연예인이니까 그렇지, 이슈가 되니까 상을 주지 이런 얘길 하시는 분이 있더라. 그 얘기 듣는 게 싫었다. (양치승 관장이 심사위원으로 나서지 않는) 머슬 매니아 출전을 결심했을 때 오히려 홀가분했다. 양 관장님도 '그래 차라리 너 그 대회 뛰고 와라' 말씀해주셨다. 시선보다 과정에 집중해 속상한 마음을 극복하려 노력했다."

경험자로서 팁을 건넸다. 몸은 잘 만들어오되 실전에서 잊지 말아야 할 점을 힘줘 말했다.

"(워킹하고 포징할 때) 웃는 게 참 힘들다(웃음). 무대에 오르면 떨리고 긴장이 엄청 된다. 자연스레 표정이 굳는다. 웃는 연습을 많이 하셨으면 좋겠다. (몸은 기본이고) 그밖 요소까지 살뜰히 챙기셔서 좋은 결과 손에 쥐시길 바란다."

SPOFIT은 지난달 26일부터 참가 신청을 받았다. 8월 11일 마감.

리저널 대회는 IFBB 프로 리그 홈페이지에서 참가 신청할 수 있다. 그랑프리 대회는 SPOFIT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참가비는 18만 원. 중복 출전하면 종목당 5만 원을 더 내야 한다.

선물보따리가 풍성하다. SPOFIT 종목별 우승자에게는 상금 200만 원이 주어진다. 우수 참가자는 스포티비 프로그램 출연 기회를 받거나 스포티비 매니지먼트 체결 기회를 얻는다.

일회성이 아닌 긴 호흡의 혜택으로 참가자를 기다린다. 선수와 동반성장을 꿈꾼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