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4-4-2의 핵심이 될 장윤호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인천, 김도곤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가 스트라이커 2명 활용을 위해 다소 생소한 4-4-2를 들고나왔다.

인천은 3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3라운드 경남FC와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날 인천 유상철 감독을 큰 변화를 줬다. 크게 2가지로 선수 기용과 포메이션이다. 새로운 선수를 3명이나 투입했다. 외국인 선수 마하지와 케힌데, 전북에서 임대로 영입한 장윤호다. 세 선수는 각자의 위치에서 활약했다. 울산에서 임대 영입한 이지훈은 교체 출전했다. 여름 이적 시장에 영입한 명준재, 김호남까지 더하면 새 얼굴이 많았다.

마하지는 기대 이상이었다. 경기 조율, 수비에 장점을 보였고 패스도 나쁘지 않았다.

케힌데는 투박해 보이는 신체조건과 달리 유상철 감독의 말대로 발도 좋은 선수였다. 드리블도 뛰어났고 스피드도 빨랐다. 김진야는 "처음 봤을 때는 키가 크고 몸이 좋아 발밑은 그냥 그렇지 않을까 싶었는데 연습을 해보니 기술이 좋고 드리블러라는 느낌을 받았다. 잘 활용하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단 슈팅에서는 다소 머뭇거리는 장면이 여러 차례 보였다.

장윤호는 이번 시즌 부상 등으로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전북에서 2경기 밖에 뛰지 못했고 유상철 감독도 "경기 감각이 우려된다"고 했으나 오랜만에 뛴 선수로 보이지 않을 만큼 기량을 과시했다.

한 가지 큰 변화는 포메이션인데 줄곧 4-3-3을 쓰다 4-4-2를 썼다. 4-4-2는 K리그에서 찾아보기 힘든 포메이션이다. 스리백을 쓰는 3-4-3이나 3-5-2,  중앙 미드필더 3명을 투입하고 원톱을 세우는 포메이션이 4-3-3, 4-2-3-1 등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인천은 스트라이커 무고사와 케힌데를 동시에 활용하기 위해 4-4-2를 썼다. 미드필더 스타일의 선수를 한 명을 투톱에 세운 것이 아닌 온전히 스트라이커 2명을 세웠다. 무고사가 연계 등이 좋은 공격수이지만 미드필더적인 성격이 강한 선수는 아니다.

이는 장점과 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공격에서는 스트라이커 2명을 써 효과가 크지만 수비에 문제점이 노출된다. 중앙 미드필더가 2명만 있다. 인천은 마하지와 장윤호였다. 이 경우 중원이 헐거워져 상대 역습과 공격에 취약하다. 미드필더들의 체력 소모도 크다. 이때문에 인천은 마하지와 장윤호가 한 발 더 뛰어야 했고, 윙어인 김호남과 명준재가 수비시 가운데로 들어오면서 도왔다. 무고사도 자주 밑으로 내려왔다. 그렇다고 해도 수비가 완벽하게 보완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인천은 앞으로도 4-4-2를 쓸 가능성이 높다. 무고사와 케힌데를 동시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4-4-2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스리백을 써 3-5-2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인천은 이번 시즌 한 번도 스리백을 쓴 적이 없기 때문에 익숙한 전술이 아니다.

수비수인 김진야는 4-4-2에 대해 "처음에는 우려가 됐다"고 했다. 하지만 "케힌데와 무고사는 언제든 해결해 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잘 막으면 장점이 나온다. 수비에서 무실점으로 막으면 공격수들이 한 골은 꼭 넣어줄 선수들이기 때문에 수비에서 잘 버티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 장윤호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함께 뛴 김진야(오른쪽) ⓒ 한국프로축구연맹
중앙 미드필더로 뛴 장윤호도 "인천은 케힌데와 무고사라는 좋은 공격수가 있다.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최상의 포메이션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힘든 건 사실이다. 장윦는 "미드필더가 많이 뛰어야 해서 힘든 건 맞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도 힘들었다. 솔직히 4-4-2를 거의 안 해봤다. 하지만 일단 수비에서 버텨주면 공격수들이 결정 지어줄 것이라 믿으면서 경기를 뛰었다"고 밝혔다.

결국 두 선수의 말처럼 수비에서 버텨야 한다. 다행인 점은 부상에서 복귀한 이재성이 노련한 수비를 보여주며 중심을 잡고 있다. 하지만 불행한 점은 부노자의 부상이 장기화 됐다. 유상철 감독은 "재활 중에 다시 다쳤다. 9월에 돌아올 것 같다. 빠르면 8월 말이다"고 밝혔다.

유상철 감독의 4-4-2는 중앙 미드필더로 뛰는 장윤호에게 활약에 달려있다. 장윤호의 어깨가 무겁다. 이제 막 이적해 적응도 해야한다. 다행히 적응은 문제없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같이 뛴 김진야가 있고 의외로 알고 지낸 선수도 많기 때문이다.

장윤호는 "와보니 의외로 아는 선수들이 많았다. 7~8명 정도나 있다. 그래서 적응은 아주 편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동료 김진야는 "지금 (장)윤호형과 방이 같이 쓰고 있다. 아시안게임 때 함께 뛰며 정말 좋은 선수라고 느꼈고 많이 배우고 싶었다. 한 팀에 있게 돼 정말 좋다. 윤호형처럼 헌신적으로 뛰는 선수가 많으면 팀에 큰 힘이 된다. 정말 감사한 선수다. 적응과 경기는 누가 말을 안 해줘도 스스로 잘하는 형이다. 어떻게 할지 다 아는 선수다. 형을 믿고 있고 앞으로 함께 잘하자라는 말을 해드리고 싶다"며 힘을 불어넣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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