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도쿄 올림픽 대륙간 예선전 캐나다와 경기에서 맹활약한 김연경 ⓒ FIVB 제공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주전 세터가 가장 중요한 올림픽 예선을 앞두고 부상으로 이탈했다. 지금까지 쌓아온 공든 탑이 무너질 위기에 몰렸지만 한국에는 '배구 여제'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쉬)이 있었다. 공격과 수비 그리고 블로킹에서 맹활약한 김연경은 올림픽 예선에서 한국에 첫 승을 안겼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세계 랭킹 9위)은 2일(한국 시간)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열린 2020년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대륙간예선전 E조 첫 경기에서 캐나다(세계 랭킹 18위)에 세트스코어 3-1(21-25 25-20 25-19 25-22)로 역전승했다.

이번 대회는 2020년 도쿄 올림픽 본선 출전권이 걸려 있다. 대륙간 예선은 A조부터 F조까지 각 조 4팀이 싱글로빈라운드 방식으로 경기를 치른다. 각 조 1위 팀만이 도쿄 올림픽에 출전할 티켓을 거머쥔다.

한국은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연속 출전했다. 3연속 올림픽 본선행에 도전하는 한국은 '복병' 캐나다를 잡고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도쿄 올림픽 본선 출전을 위해 한국은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인 스테파노 라바리니(이탈리아) 감독을 영입했다. 지난 5월부터 대표 팀을 지휘한 라바리니 감독은 이다영(현대건설)을 주전 세터로 낙점했다. 그러나 이다영은 이번 대륙간 예선을 앞두고 진행된 세르비아 전지훈련에서 왼쪽 발목 부상을 입었다. 이다영과 막바지 훈련을 했던 세터 안혜진(GS칼텍스)도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빠졌다.

최악의 상황이 닥쳤고 세터 이효희(한국도로공사)와 이나연(IBK기업은행)은 지난달 31일 급하게 러시아로 출국했다. 우려대로 새롭게 가세한 세터와 공격수들의 호흡은 불안했다. 그러나 김연경의 '원맨쇼'와 끈끈한 수비를 앞세운 한국은 캐나다를 잠재우고 1승을 따냈다.

▲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 ⓒ FIVB 제공

경기 중반부터 투입된 베테랑 미들 블로커 정대영(한국도로공사)과 세터 이나연도 한국 승리에 힘을 보탰다. 노련한 정대영은 유효 블로킹으로 캐나다 공격을 봉쇄했다. 이나연은 장기인 빠른 토스로 상대 블로킹을 흔들었다.

라바리니 감독은 선발로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에 김연경 이재영(흥국생명), 미들 블로커에 김수지(IBK기업은행) 이주아(흥국생명)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에 김희진(IBK기업은행) 세터에 이효희, 리베로에 오지영(KGC인삼공사)을 선발로 투입했다.

김연경은 두 팀 최다인 37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재영도 14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캐나다의 주공격수는 2016년 GS칼텍스에서 뛴 경험이 있는 알렉사 그레이다. 그는 이 경기에서 22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1세트에서 한국은 상대 범실과 김연경의 연속 공격 득점을 묶어 14-1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우려했던 세터와 공격수 호흡 불안이 나타났다. 급하게 러시아로 떠난 이효희는 시차 적응도 안된 상태였다. 여기에 알렉사 그레이의 타점 높은 공격에 고전하며 17-18 역전을 허용했다.

캐나다의 빠른 백어택에 연속 실점을 내준 한국은 1세트를 21-25로 내줬다.

2세트에서 한국은 수비 조직력이 살아났다. 또한 1세트에서 부진했던 김희진의 공격 득점이 터지며 활기를 되찾았다. 17-15로 앞선 상황에서 라바리니 감독은 이주아 대신 정대영을 투입했다. 유효 블로킹이 살아난 한국은 김희진의 공격 득점과 그레이의 범실을 묶어 먼저 20점을 넘었다. 이재영의 공격 득점과 상대 서브 범실로 연속 득점을 올린 한국은 2세트를 잡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 2020년 도쿄 올림픽 대륙간 예선전 캐나다와 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는 김연경 ⓒ FIVB 제공

3세트에서 김연경은 공격은 물론 블로킹에서도 상대를 위협했다. 한국이 19-17로 앞선 상황에서 김연경은 천금 같은 단독 블로킹을 잡았다.

분위기를 탄 한국은 김수지와 김희진의 서브 득점으로 3세트를 따내며 전세를 뒤집었다.

두 팀은 4세트에서 시종일관 점수를 주고 받으며 팽팽하게 맞섰다. 22-22에서 뒷심을 발휘한 쪽은 한국이었다. 세트 막판 김연경과 이재영의 스파이크는 상대 코트에 떨어지며 득점으로 연결됐다. 

24-22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은 한국은 김연경은 짜릿한 서브에이스로 귀중한 첫 승을 거뒀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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