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경(왼쪽 ⓒ스포티비뉴스)과 나탈리아 곤차로바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세계 랭킹 9위)이 2020년 도쿄 올림픽 대륙간 예선에서 2연승을 달렸다. 올림픽 본선행을 위해 남은 것은 '장신 군단' 러시아(세계 랭킹 5위)다. 결코 쉽지 않은 상대인 러시아의 벽을 넘어야 올림픽 출전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한국은 3일(이하 한국 시간)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열린 2020년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대륙간예선전 E조 2차전에서 멕시코(세계 랭킹 25위)를 세트스코어 3-0(25-21 25-15 26-24)으로 완파했다.

전날 캐나다(세계 랭킹 18위)를 3-1(21-25 25-20 25-19 25-22)로 잡은 한국은 예상대로 순항하고 있다. 홈 팀 러시아는 캐나다와 멕시코와는 차원이 다른 팀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이 열세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러시아를 잡아야 일찌감치 올림픽 출전을 확정지을 수 있다.

러시아는 4일 대륙간 올림픽 예선 2차전에서 캐나다를 3-0(25-13 25-21 25-22)으로 잡았다. 러시아는 올림픽 출전을 위해 최정예 멤버들을 이번 대회에 투입했다.

가장 경계해야 할 이는 주공격수 나탈리아 곤차로바(30, 디나모 모스크바)다.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인 곤차로바는 예카테리나 가모바(은퇴)의 뒤를 잇는 러시아의 장신 거포다. 196cm의 장신 공격수인 그는 캐나다와 경기에서 팀 최다인 21득점을 기록했다.

▲ 2020년 도쿄 올림픽 대륙간 예선전 캐나다와 경기에서 스파이크하는 나탈리아 곤차로바 ⓒ FIVB 제공

곤차로바는 2015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러시아가 우승하는 데 힘을 보탰다. 현재는 티아나 보스코비치(세르비아, 터키 엑자시바쉬)와 파올라 에고누(이탈리아, 노바라)에게 세계 최고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를 내줬지만 여전히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스파이크는 위력적이다.

올림픽 예선을 위해 러시아는 1군 선수들을 모두 소집했지만 아직 조직력은 미흡하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모두 3-0으로 제압했지만 세트플레이는 손발이 맞지 않는 경우가 종종 보였다.

그러나 러시아는 곤차로바의 한방으로 위기 상황을 이겨냈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이리나 보론코바도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러시아의 공격수와 미들 블로커들은 모두 190cm를 훌쩍 넘는다. 러시아는 끈끈한 수비력과 조직력은 아직 미흡하지만 높이와 공격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러시아에 곤차로바가 있다면 한국에는 '배구 여제' 김연경(31, 터키 엑자시바쉬)이 있다. 김연경은 캐나다와 경기에서 무려 37점을 올리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아웃사이드 히터인 김연경은 곤차로바와 코트를 마주 보며 경쟁한다. 장윤희 SPOTV 배구해설 위원은 "높이에서 오는 문제는 어쩔 수 없다. 주전 세터가 바뀌면서 한국의 리시브 비중은 한층 높아졌다. 이번에 가세한 이효희는 노련미가 있고 리시브가 머리 위로 곧게 올라오면 다양한 패턴을 만들 수 있다"며 리시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김연경 ⓒ FIVB 제공

러시아는 공격과 블로킹 못지않게 서브도 강하다. 러시아를 잡는 첫 번째 길은 안정된 리시브에 이은 다양한 플레이다. 또한 한국의 장점인 예리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드는 방법도 필요하다.

지난해 5월 한국은 수원에서 열린 발리볼 네이션스리그(VNL)에서 러시아를 3-0으로 완파했다. 한국이 러시아를 3-0으로 이긴 것은 1978년 구소련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40년 만이다.

당시 러시아는 베스트 멤버는 아니었지만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췄다. 한국은 '일곱빛깔 무지개'를 연상하게 하는 다양한 서브로 러시아의 리시브를 흔들었다. 또한 안정된 리시브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패턴 플레이로 러시아의 높은 블로킹 벽을 뚫었다.

한국은 높이와 공격의 파워에서 러시아를 넘기 어렵다. 대신 서브 싸움과 안정된 리시브, 수비 조직력 그리고 패턴 플레이 등에서는 상대를 압도해야 '러시아 대첩'이 가능하다.

멕시코와 경기에서 한국은 김연경의 의존도에서 벗어났다. 또한 멕시코를 손쉽게 3-0으로 꺾으며 김연경을 비롯한 주전 선수들에게 한숨을 돌릴 시간을 제공했다.

만약 한국이 러시아의 벽을 넘지 못할 경우 내년 1월에 열리는 대륙별 최종 예선에 출전해야 한다. 만약 중국(세계 랭킹 2위)이 같은 조에 속한 터키(세계 랭킹 12위)에 발목이 잡힐 경우 최종 대륙별 예선으로 밀려날 상황이 발생한다. 이런 변수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러시아의 경기는 매우 중요하다.

한편 SPOTV NOW는 한국과 러시아가 맞붙는 도쿄 올림픽 대륙간 예선 마지막 경기를 5일 새벽 2시부터 위성 생중계한다. SPOTV는 경기가 끝난 이후 녹화 중계할 예정이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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