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무승부를 만든 강원과 팬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춘천, 유현태 기자] 강원FC가 폭염 속에 시즌 최다 관중 4471명을 모았다.

강원과 전북은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4라운드에서 3-3으로 비겼다. 강원이 후반 45분 이후 2골을 터뜨리면서 극적으로 승점 1점을 따냈다.

날씨는 더우나 강원의 뜨거운 축구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강원은 최근 과감한 선수 배치와 아기자기한 패스 전개로 팬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순위도 꾸준히 올라 4위를 안정적으로 지키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강원의 아쉬운 점은 관중 동원. 강원은 이번 시즌 23라운드까지 2200명으로 리그에서 꼴찌. 춘천시 외곽에 위치해 관중 동원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경기가 벌어진 춘천의 날씨는 킥오프 시간인 밤 8시가 돼서도 30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았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더위. 팬들은 경기 전 배포된 부채로 바람을 만들면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재미있는 축구를 보기 위해 팬들의 열정은 더위도 막지 못했다. 이번 경기에서 강원의 관중은 무려 4471명. 이번 시즌 홈 경기 최다 관중인 3154명(4월 7일 수원 삼성전)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강원FC도 경기장 밖에 물놀이 시설을 구비해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강원의 경기력도 팬들의 더위를 날리기에 충분했다. 전반 4분 만에 선제 실점했지만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디펜딩 챔프' 전북을 공략했다. 측면에 배치된 조재완과 강지훈이 사이드라인까지 넓게 벌려서서 공간을 넓게 쓰고 과감한 돌파를 시도하며 공격에 활로를 열었다. 후방에서도 과감한 스루패스가 이어졌다. 전반 38분 VAR로 취소되긴 했지만 김오규-이영재-강지훈-정조국으로 연결되는 완벽한 공격 전개로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끝내는 전반 종료 전 동점을 만들면서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강지훈이 오른쪽 측면에서 시도한 크로스가 수비에 맞고 굴절되자 이영재가 다시 잡아 김민혁을 제친 뒤 크로스를 올렸다. 정조국이 완벽한 찬스를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후반에도 패스를 중심으로 한 공격 전개는 계속됐다. 이현식이 영리한 턴 동작으로 공격으로 여러 차례 전북 수비의 압박을 벗어내며 기회를 만들었다. 마무리 슈팅이 좀처럼 나오지 않은 것이 옥에 티.

결국 후반 24분 VAR 끝에 윤석영이 문선민을 걸어 넘어뜨렸다는 판정이 내려지면서 1골을 추가 실점했다. 김호준도 호사의 페널티킥을 막진 못했다. 후반 38분에도 공격을 펼치다가 역습에 실점했다. 호사가 돌파에 성공한 뒤 과감한 슛을 시도했다. 김호준 앞에 바운드되면서 막기가 까다로웠다.

하지만 강원 팬들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오히려 '힘을 내라, 강원!' 구호를 외치면서 선수들을 독려했다. 강원 선수들도 물에 들어갔다 나오는 것처럼 흠뻑 젖은 유니폼을 입고도 최선을 다했다. 팬들의 응원의 목소리를 허투루 흘릴 수는 없었을 터.

꺼지지 않는 강원의 의지. 강원은 후반 45분 한 골을 만회했다. 김지현이 수비 사이에서 공을 지켜냈고, 조재완 역시 전북 수비의 압박을 버티고 돌아선 뒤 오른발로 골을 터뜨렸다. 투지로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후반 추가 시간 6분이 제시되자 관중석에선 환호가 쏟아졌다. 팬들도 박수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을 응원했다. 후반 추가 시간에도 강원은 계속 공격했다. 골키퍼 김호준까지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하고, 공을 빼앗기자 중앙선 부근에서 발로 수비했다. 팬들은 골키퍼까지 공격하는 강원에 박수와 함성 소리로 화답했다.

포기하지 않은 강원이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킥을 얻었다. 강원의 공격수와 공을 다투던 손준호가 넘어지면서 손으로 공을 건드렸다는 판정. VAR 이후에도 원심이 유지됐다. 키커로 나선 선수는 이영재. 송범근의 방향까지 완벽히 속여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기적적인 무승부는 강원 선수들만의 몫이 아니었다. 무더위 속에도 최다 관중으로 화답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강원 팬들이 숨은 주인공이었다.

스포티비뉴스=춘천,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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