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아름(22, 중앙대)은 "수상 스키 입문은 신중해야 한다. 정말 매력적이라 헤어나기 쉽지 않다"며 재치 있게 수상 스포츠를 권유했다.
[스포티비뉴스=하남, 박대현 기자/김동현 영상 기자] "신중하게 입문하세요. 정말 재밌습니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나기 어렵습니다."

지난 4일 경기 하남시 미사리 조정경기장. 구름 한 점 없는 36도 날씨는 한여름처럼 푹푹 쪘다.

쉼 없는 손부채도, 시원한 음료수도 별무소용이었다. 땀이 물처럼 흘렀다.

무더위와 무관한 이들이 보였다. 표정만 봐도 슬기롭게 여름을 나는 사람들.

탄탄한 잔근육과 그을린 피부가 눈길을 끄는 약 300인이 조정경기장에 모였다. 수상 스키와 웨이크보드 선수들이었다. 군데군데 동호인도 보였다.

이들은 슬라롬과 트릭, 점프, 웨이크보드 종목에서 그간 갈고닦은 기량을 뽐냈다. 관중 눈을 시원하게 했다.

현역이라면 자기 종목이 지겨울 법하다. 수년 이상 온종일 훈련하는 일상을 반복하면 제아무리 좋아서 시작한 운동이라도 손사래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달랐다. 한결같이 "재밌는 운동"이라고 힘줘 말했다. 스스럼없었다. 

재미가 있어서 빠져들었고 훈련했으며 지금도 구슬땀을 흘린다고 답했다. 여러 종목, 다양한 현장을 취재한 기자도 조금 낯선 인터뷰였다.

한아름(22, 중앙대)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바나나 보트를 처음 탔다. 정말 재밌더라. 아버지를 졸랐다. 수상 스키 선수하고 싶다고. 그렇게 시작했다"고 입문 계기를 밝혔다.

"지도자 운도 좋았다. 초창기 코치님께서 '너 곧잘 타는구나' 칭찬을 많이 해 주셨다. 신이 났다. 그때부터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그게 여기까지 왔다"고 덧붙였다.

▲ 인터뷰어에게 "말을 잘 못해서 미안하다"를 반복한 김윤호는 그러나 수상 스키 매력을 언급할 땐 명쾌했다. 버벅거리지 않았다.
김윤호(20, 건국대)는 "어렸을 때 가평에서 수상 스포츠를 처음 접했다. 너무 재밌었다. 매력에 푹 빠졌다. 더운 날씨에 물살을 가르는 쾌감에 완전히 사로잡혔다.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웃었다.

차근차근 계단을 밟는다. 성장세가 완만하다. 수상 스키는 2017년 전국체육대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협회가 창립된 지 38년 만에 쾌거.

종목 잠재성이 높다. 레저 스포츠로 쌓은 탄탄한 인기는 수상 스키가 지닌 최대 자산이다. 

여기에 전국체전 종목이라는 경기 스포츠로서 '공인'까지 받았다.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대한수상스키협회 관계자는 "다음 목표는 올림픽이다. 수상 스키는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시범 종목으로 채택된 바 있다. (경기 스포츠로서) 가능성이 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채택 여부가 거론됐지만 무산됐다. 앞으로도 꾸준히 타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김동현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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