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엘리트 출신으로 이번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파주챌린저스 소속 3인. 왼쪽부터 박지훈-지승재-장진호 ⓒ김태우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2019년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열린 해외파 트라이아웃 당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선수는 한선태(25·LG)였다. 이대은(kt) 이학주(삼성) 하재훈(SK) 등 쟁쟁한 선수들이 참가했지만, 스카우트들은 한선태에게 집중 질문을 쏟아냈다.

올해도 ‘제2의 한선태’를 목표로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가 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아마추어 레벨에서 단 한 번도 엘리트 야구부에 입단하지 않은 비엘리트 출신 야구 선수 3인이다. 내야수 박지훈(27), 투수 장진호(26), 외야수 지승재(26)가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KBO리그의 문을 두들겼다.

트라이아웃 과정에서 실수도 많았다. 스스로도 “가진 모든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박지훈은 “내 장점이 수비라고 생각했는데 송구 미스가 한 번 있었던 게 아쉽다”고 했다. 지승재는 “던지는 건 생각보다 잘 던졌는데 타격 때 목에 담이 걸린 상태라 그 부분이 아쉽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장진호는 “(파주챌린저스) 투수코치님께서 ‘후회 없이 하고 와라’고 하셨는데…”면서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사실 스카우트들의 관심도도 작년의 한선태보다는 덜했다. 한 구단 스카우트는 “냉정하게 말해 지명을 받을 선수가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지난해 한선태가 워낙 특이한 케이스였다”고 다소간 회의적인 시선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들은 “트라이아웃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고 밝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기적의 꿈을 놓지 않았다.

지승재는 “재미도 있었지만 아쉬운 것도 있었다. 긴장했다”면서 “한국에서 트라이아웃을 했는데 좋다. 후회는 없지만 아쉬운 점이 있었다”고 했다. 박지훈은 “우리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선수가 아니다. 트라이아웃 자체가 좋은 기회고, 이곳에 왔다는 자체에 감사하다.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기회인데 좋은 경험을 했던 것 같다”고 했다.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박지훈은 야구를 좋아했지만 태권도를 해야 했고, 엘리트 야구부의 문턱은 높았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대학(경희대)에서 동아리 야구를 하며 꿈을 키웠다. 장진호는 중학교 3학년 때 야구 아카데미에서 한선태를 만난 기억이 있다. 지승재는 미국에서 학교를 다녔다. 야구를 하려면 돈이 필요해 스포츠매니지먼트 회사, 베이커리 회사에서 일을 했다.

이런 그들에게 한선태의 지명은 꿈을 키워줬다고 말한다. 박지훈은 “한선태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비엘리트 출신 선수들의 벽을 깼다. 데뷔도 했고 좋은 이미지를 심어줘 우리에 대한 관심이나 시선을 우호적으로 바꿔준 것 같다. 독립구단 선수들이 관심을 받고 있고,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자신들의 기량이 엘리트 출신 선수들보다는 떨어진다고 인정했다. 박지훈은 “포커스가 그쪽에 맞춰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절박함과 열정은 엘리트 출신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고 있다. 이들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구단이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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