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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배구, '라이트 경쟁력' 살아야 올림픽 햇살 보인다

조영준 기자 cyj@spotvnews.co.kr 2019년 08월 06일 화요일

▲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 ⓒ FIVB 제공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배구에서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는 코트에 들어선 6명 가운데 공격 비중이 가장 높은 포지션이다.

아포짓 스파이커는 서브 리시브와 수비 부담이 덜한 대신 공격을 책임져야 한다. 배구 강국 대부분은 세계적인 아포짓 스파이커들이 버티고 있다. 이들은 승부처에서 결정타를 책임지고 나쁜 볼을 득점으로 연결하는 것이 주된 임무다.

한국 여자 배구의 아킬레스건 가운데 하나는 바로 아포짓 스파이커다. 5일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막을 내린 2020년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대륙간 예선 E조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은 홈팀 러시아에 2-3(25-21 25-20 22-25 17-25 11-15)으로 역전패했다.

승부처는 3세트였다. 한국은 22-18로 앞서며 올림픽 출전에 구부능선을 넘었다. 그러나 결정타는 좀처럼 터지지 않았고 러시아에 7연속 실점을 허용하며 세트를 내줬다.

이후 팀 분위기는 러시아 쪽으로 넘어갔다. 4세트를 내준 한국은 5세트 11-9로 먼저 10점 고지를 넘었지만 이 상황에서 다시 연속 6실점을 허용하며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한국의 기둥인 김연경(31, 터키 엑자시바쉬)은 매 경기 최다 득점을 올리며 선전했다. 문제는 김연경도 흔들릴 때가 있다는 점이다. 이런 경우가 생길 때 김연경 대신 결정타를 때려줄 선수가 필요하다.

김희진(27, IBK기업은행)은 멕시코전에서 13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러시아와 경기에서는 11득점을 올렸지만 공격성공률은 26%에 그쳤다.

한국 여자 배구의 문제점은 아포짓 스파이커 자원이 없다는 점이다. 국내 V리그에서 아포짓 스파이커는 대부분 외국인 선수들이 맡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리그는 물론 국제 대회에서 경쟁력 있는 아포짓 스파이커가 좀처럼 등장하지 않고 있다. 김희진은 전문 아포짓 스파이커가 아니다. 그는 팀 사정에 따라 미들 블로커와 아포짓 스파이커로 번갈아 출전한다.

장윤희 SPOTV 해설위원은 "현재 한국의 현실은 라이트로 활용할 선수가 없다는 점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정아가 부상으로 빠진 점이 아쉬웠다. 몸 관리를 잘해서 김희진과 함께 김연경을 도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 대륙간 예선에서 김희진의 뒤를 받쳐줄 라이트 선수도 부족했다. 하혜진(23, 한국도로공사)이 백업 멤버로 나섰지만 아직 세계의 높은 블로킹을 뚫기엔 역부족이었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에는 김연경과 이재영(23, 흥국생명) 이소영(25, GS칼텍스) 표승주(27, IBK기업은행) 등 자원이 넘쳤지만 아포짓 스파이커는 김희진 밖에 없었다.

▲ 러시아와 경기에서 스파이크하는 김희진 ⓒ FIVB 제공

특정 포지션에 주전을 놓고 경쟁할 선수가 부족한 현상은 매우 치명적이다. 한유미 KBS 배구 해설위원은 "라이트 포지션의 문제는 선수 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리그의 문제고 그 영향이 대표 팀까지 미쳤다"고 지적했다.

전문적인 아포짓 스파이커가 없는 현실은 이번 대회에서 극명하게 나타났다. 한유미 위원은 "라이트는 물론 세터 포지션 등도 선수들을 키워야한다. 특정 포지션에서 주전 선수가 부상으로 빠질 경우 대안이 없을 때가 많은데 그런 점도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비록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친 선수들을 칭찬했다. 장윤희 위원은 "누구 한 명에게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 단합하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경기 내용과 흐름은 전체적으로 좋았다"고 평가했다.

한유미 위원은 "러시아와 경기 결과는 안 좋았지만 내용은 매우 뛰어났다"며 "라바리니 감독의 훈련을 받은 선수들은 힘들어도 재미를 느끼며 적응하고 있는데 이번 경기 후유증을 털어내고 다음을 알차게 준비했으면 한다"며 격려했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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