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김수지 ⓒ 인천국제공항,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조영준 기자] "모든 게 다 아쉬운 것 같습니다. 그때(3세트) 결정이 안 난 점도 그렇지만 제가 강하게 주문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렇게 하지 못한 점은 제 실수였죠."

베테랑 미들 블로커 김수지(32, IBK기업은행)는 다 잡았던 올림픽 티켓을 놓친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경험이 많은 선수답게 "이제 지나간 거니까 아쉽고 힘들어도 다시 해야 하지 않겠냐"라며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김수지는 6일 밤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과 인천국제공항에 귀국했다. 한국은 5일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막을 내린 2020년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대륙간 예선에서 2승 1패로 E조 2위에 그쳤다.

한국은 각 조 1위에게만 주어지는 올림픽 티켓을 놓쳤다. 5일 열린 러시아와 최종전에서 한국은 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1, 2세트를 따낸 한국은 3세트에서도 22-18로 앞서며 올림픽 출전에 구부능선을 넘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결정타는 터지지 않았고 내리 7실점을 허용하며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김수지는 이 경기에서 블로킹 3점을 포함한 13득점을 올렸다. 공격성공률은 무려 61%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난 김수지는 "(경기가 끝난 뒤) 내내 울었다기보다는 여운이 많이 남았다"며 이번 대회를 마감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할 때 이 대회만 생각했다. 다 잘되는 것만 생각하려고 했는데 놓쳐서 많이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러시아전 패의 원인에 대해 김수지는 "모든 것이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경기 초반부터 (김)연경이 몸이 좋았지만 여기에 계속 의존할 수는 없었다. 나머지 선수들도 앞으로 더 분발해주는 것이 맞다. 그렇게 발전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평가했다.

이 경기에서 김수지의 페이스는 매우 좋았다. 그는 "만약 3세트 막판 김수지 선수에게 볼이 올라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 왼쪽부터 김연경, 양효진, 김수지 ⓒ 인천국제공항, 스포티비뉴스

그는 "그때 결정이 나지 않아서 아쉽고 저도 마찬가지다. 제가 먼저 빨리 강하게 주문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이어 "서로에게 뭐라고 하면서 그 순간을 극복하지 못한 점도 원인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기가 끝난 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은 한동안 벤치를 떠나지 못했다. 다 이긴 경기를 놓친 선수들의 허탈감도 매우 컸다.

김수지는 "일단 서로 괜찮다고 다독였다. 다시 해보자는 말도 했고 지나간 것은 아쉽고 힘들지만 다시 해야 되지 않겠냐"며 내년 1월에 열릴 올림픽 아시아 대륙별 예선을 기약했다.

도쿄 올림픽으로 가는 마지막 기회인 대륙별 예선은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린다. 한국은 적지에서 반드시 태국을 잡아야 이 대회에 걸린 단 한 장의 올림픽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그는 "결국에는 또 태국과 경쟁하게 됐다. 서로 잘 아는 상대인데 그곳(태국)의 응원 열기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여자 배구 대표 팀은 이틀간 짧은 한숨을 돌린 뒤 오는 18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리는 제20회 신한금융그룹 서울 아시아 여자 배구 선수권대회를 준비한다.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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