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영상 촬영, 편집 김효은 영상 기자] '가능성 낮아도 존재한다면 포기하지 말자'

한국 남자 배구가 올림픽 본선 무대에 선지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한국 남자 배구는 당시 김세진(45) 신진식(44, 삼성화재 감독)이라는 두 명의 걸출한 공격수가 버티고 있었다.

이들의 활약을 앞세운 한국은 아시아 최강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세계 남자 배구의 벽은 한층 높아졌다. 힘과 높이를 갖춘 유럽, 남미 국가들이 '스피드 배구'를 추구하면서 세계 배구의 판도는 달라졌다.

▲ 박철우

기존에 있었던 힘과 높이에 아시아 국가들을 압도하는 스피드까지 갖춘 배구 강국들은 아시아 국가들과의 격차를 한층 벌렸다.

이후 한국 남자 배구의 국제 경쟁력은 점점 떨어졌다. 세계 배구의 추세를 뒤늦게 쫓아간 것은 물론 미비한 행정과 대표 팀 운영으로 20년 가까이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올해 남자 배구 대표 팀은 또 한 번의 시련을 거쳤다. 김호철 전 남자 배구 대표 팀 감독이 불미스러운 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망망대해를 표류하던 남자 대표 팀의 노를 다시 잡은 이는 임도헌(47) 감독이다.

그는 김 전 감독 밑에서 수석 코치로 활약했다. 또한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신치용 진천선수촌장의 뒤를 이어 삼성화재 2대 감독직을 맡았다. 임 감독은 과거 김세진, 신진식 그리고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 등과 한국 남자 배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과거 세계 강호들을 상대로 '이기는 경기'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임 감독은 후배들을 이끌고 격전지인 네덜란드로 떠났다.

한국 남자 배구 대표 팀은 6일 늦은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네덜란드로 출국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남자 배구 대륙간 예선 B조 경기는 9일(이하 한국 시간)부터 12일까지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진행된다.

▲ 임도헌 감독

세계 랭킹 24위 한국은 미국(세계 랭킹 2위) 벨기에(세계 랭킹 12위) 네덜란드(세계 랭킹 15위)와 B조에 배정됐다. 각 조 1위 팀 만이 도쿄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얻는다.

객관적인 전력과 세계 랭킹을 볼 때 한국은 B조 최약체로 꼽힌다. 장신 군단인 네덜란드와 벨기에 그리고 미국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다. 비록 이번 대륙간 예선에서 맞붙는 팀들의 전력은 뛰어나지만 '지지 않겠다는 각오'로 맞서겠다는 것이 임도헌 감독의 생각이다.

임 감독은 "상대는 우리보다 강한 팀들이지만 항상 이긴다는 생각으로 준비한다. 코트 안팎에서 선수단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표 팀은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이 조화를 이뤘다. 현재 미들 블로커 최민호(현대캐피탈)와 리베로 정민수(KB손해보험)이 부상 중이다. 여기에 국내 V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인 문성민(현대캐피탈)은 무릎이 좋지 않다.

그러나 현재 한국을 대표할 만한 최정예 멤버 대부분이 모였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에는 정지석과 곽승석(이상 대한항공) 나경복우리카드) 허수봉(국군체육부대)이 버티고 있고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는 '왼손 거포' 박철우(삼성화재)가 오랜만에 합류했다. 문성민도 라이트 포지션에서 뛸 예정이다.

▲ 신영석 ⓒ 송경택 기자

한선수(대한항공)는 주전 세터로 나서 팀을 지휘한다. 미들 블로커 신영석(현대캐피탈)은 주장 완장을 찼다. 미들 블로커로는 처음으로 국내 V리그 정규 리그 MVP를 거머쥔 그는 김재휘(국군체육부대) 지태환(삼성화재)과 중앙을 지킨다. 리베로에는 이상욱(우리카드)이 버티고 있다.

한편 이번 대륙간 예선에서 올림픽 티켓을 따지 못하면 내년 1월 아시아 대륙별 예선이 남아있다. 임 감독은 "선수들에게 국가 대표로서 자긍심을 가지라고 얘기해 준다. 많은 동료와 팬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 스스로에게 당당해질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SPOTV와 SPOTV2, 온라인 스포츠 플랫폼 스포티비 나우(SPOTV NOW)는 9일 밤 10시 50분부터 한국과 네덜란드가 맞붙는 올림픽 대륙간 예선 첫 경기를 독점 위성 생중계한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영상 촬영, 편집 김효은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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