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아솔(사진)은 지난 5월 만수르 바르나위와 맞대결을 복기하면서 고개를 갸웃했다. 스스로도 "납득이 잘 안되는 경기였다"고 털어놨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역삼동, 박대현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끝판왕'이 돌아온다.

권아솔(33, 팀 코리아MMA)이 깜짝 복귀를 선언했다. "6월 은퇴 기사는 정문홍 대표 말이 와전된 것"이라며 올가을 복귀전을 예고했다.

권아솔은 8일 서울 역삼동 누르보아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복귀 일정을 조율 중이다. 90% 가까이 결정됐다. 아직 10% 정도 해결할 게 남았다. 세부 조율을 마치는대로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18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오픈핑거글로브를 꼈다. 만수르 바르나위(27, 튀니지)와 로드FC 053 메인이벤터로 나섰다.

허탈했다. 경기 시작 3분 44초 만에 탭을 쳤다. 바르나위에게 뒷목을 내주고 초크 패했다.

2년 5개월 만에 링에 오른 경기. 도미닉 크루즈, 정찬성 등 많은 선수가 허구라고 손사래치지만 링 러스트(Ring rust·긴 공백기로 잃어버린 실전 감각과 저하된 실력)가 영향을 미쳤던 건 아닐까.

권아솔은 "모르겠다. (실전) 감각 문제였는진 지금도 잘 모르겠다. 다만 이런 건 있었다. 서로 잡고 잡히고 때리고 맞으면 (파이터는) 반응을 하게 돼 있다. 그런데 그날(5월 18일)은 좀체 그런 반응이 안 나왔다"고 털어놨다.

"바르나위가 때리면 나도 주먹을 뻗고 그래플링 걸면 맞대응하는 (케이지 안에서 주고받는)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정말 그저 가만히 맞고만 있었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스스로도 납득이 안됐다. 복기가 잘되면 보완점이 명확히 보인다. 그러나 만수르 전은 뚜렷한 무언가가 그려지지 않는 경기라고 했다.

"경기 끝나고 나조차도 이해가 안 되더라. '왜 그때 맞고만 있었지.' 물음표가 수없이 맴돌았다. 경기하면서 바르나위 주먹 별로 안 아픈데, 할 만한데 이 생각만 하다가 (매치가) 툭 끝나버렸다. 그래서 그런 결과(1라운드 서브미션 패)가 나왔다. 몸이 좀체 반응하지 않는 게 있었다"고 덧붙였다.

권아솔 고향은 전라남도 목포다. 목포에선 가수 남진 다음으로 유명인사다.

지역에서 '봉사활동하는 파이터'로 이름이 높다. 바르나위에게 진 뒤 어떻게 지냈냐는 질문에도 "목포역에서 노숙자분들께 음식 나눠드리고 말벗하는 봉사에 전념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머리를 식혔다. 지난주까지 (전라도 해상) 여러 섬에 들어가 봉사활동하고 전도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어제(7일) 막 서울에 올라왔다. 얼굴이 많이 탔다"며 웃었다.

복귀전 장소가 전남으로 낙점될 가능성이 크다. 고향에서 뛰는 걸 본인이 원했는지 궁금했다.

몸과 몸이 부딪히는 케이지 전장에서 '멘털'이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익숙한 지역에서 링에 오르면 조금이라도 심적 안정을 꾀할 수 있다.

UFC 경기만 봐도 그렇다. 비(非)미국인 파이터가 자국에서 옥타곤에 오르면 성원부터가 다르다. 미국 선수가 고향땅에서 뛸 때도 마찬가지.

그러나 권아솔은 고개를 저었다.

"내가 원한 게 아니다. 아직 경기 장소가 (전남으로) 확정된 것도 아니고(웃음). (예전에) 순천에서 한 번 싸운 적이 있는데 크게 다르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오히려 상대 편 응원하실 때도 많다(웃음)."

"전남에서 유명하긴 하다. 아무래도 방송도 많이 나오고 기사로도 많이 다루어지다 보니 많이들 알아봐 주신다. 지역은 크게 상관없다. 어디서든 좋은 기량을 발휘하는 파이터가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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