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좀처럼 주도권을 내주지 않고 있는 류현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수많은 도전자가 있었지만 ‘챔피언’ 류현진(32·LA 다저스)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경쟁자들이 제풀에 지쳐 나가떨어지고 있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시즌 12번째 승리를 거뒀다. 가벼운 목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류현진은 복귀전에서 호투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1.53이었던 시즌 평균자책점은 1.45까지 낮아졌다.

류현진은 시즌 초부터 호투를 이어 가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다. 리그를 주름잡는 투수들, 혹은 패기로 무장한 신진급 선수들이 류현진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류현진은 오히려 갈수록 격차를 벌리고 있다. 10일간 빠져 추격을 허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경쟁자들도 제자리걸음을 하는 다소간의 행운도 있었다.

류현진의 첫 경쟁자로 부각됐던 선수는 애틀랜타의 신예 마이크 소로카였다. 소로카는 올해 신인인 소로카는 5월 일정까지 평균자책점 1.07을 기록했다. 6월 8일 마이애미전을 마친 뒤 시즌 평균자책점은 1.38로 뛰어났다. 규정이닝을 여유 있게 채우면 류현진의 경쟁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팀 동료 프레디 프리먼은 “신인왕을 넘어 사이영상 후보”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소로카는 6월 평균자책점 3.71, 7월 평균자책점 3.07을 기록하며 경쟁에서 멀어졌다. 8월 들어 다시 분전하며 평균자책점을 2.32까지 낮췄으나 류현진이 너무 도망간 뒤다.

두 번째 도전자는 통산 사이영상 세 차례 수상에 빛나는 맥스 슈어저(워싱턴)와 다승에서 이점을 가지고 있었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였다. 초반 주춤했던 슈어저는 6월, 스트라스버그는 7월 이달의 투수상을 수상하며 류현진 추격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슈어저는 등과 어깨의 통증으로 제풀에 무너졌다. 7월 이후 두 차례 등판에 그쳤다. 누적에서 류현진보다 나을 것이 없다. 복귀에 시동을 걸었으나 이제는 너무 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트라스버그는 8월 4일 애리조나전 부진(4⅔이닝 9실점)으로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완전히 탈락했다. 14승을 거두고는 있지만 평균자책점이 3.72까지 올랐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도 류현진의 도전자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팀 타선과 수비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 승수가 7승에 머물고 있다. 류현진은 벌써 12승을 따냈고, 디그롬(2.68)보다 평균자책점도 훨씬 낫다. 역시 디그롬도 서서히 탈락하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팀 동료 클레이튼 커쇼가 경쟁자로 떠올랐다. 커쇼는 시즌 20경기에서 11승2패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 중이다. 7월 4경기 평균자책점은 1.44, 8월 2경기도 2.08로 좋다. 

빌 제임스 사이영상 모델에서 류현진(147.3점)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선수가 커쇼(117.1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역시 평균자책점에서 차이가 난다. 커쇼 또한 시즌 전 어깨 통증으로 출발이 늦어 누적에서도 좋을 게 없다. 이변이 없는 이상 커쇼의 도전 또한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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