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스포츠브랜드의 후원을 받고 있는 대표팀은 대안을 찾아 나서고 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으르렁대는 한·일 관계는 스포츠계에도 큰 화두를 던지고 있다. 그간 지리적으로나 교류의 폭에서 밀접한 관계였기 때문이다. 당장 끊기는 어렵지만, 국민 정서를 생각하면 당장 끊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한·일 관계가 악화됨에 따라 프로야구단에도 비상이 걸렸다. 야구는 상대적으로 일본과 밀접한 관계였다. 상당수 구단들이 일본으로 전지훈련이나 마무리캠프를 가고 있기도 하다. 올해 기준으로 일본 오키나와나 미야자키에 캠프를 차린 구단만 7개(SK·두산·LG·KIA·삼성·롯데·한화)에 이른다. 마무리캠프까지 생각하면 키움과 NC만 일본에 가지 않는다. 

8개 구단은 비상이 걸렸다. 당장 11월부터 열릴 마무리캠프부터 문제다. 대다수 구단들이 이미 일본행을 포기하고 대안을 찾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이번 문제는 야구단의 문제가 아니라 그룹 전체의 이슈다. 팬들에게 나쁜 이미지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마무리캠프는 상대적으로 조금 낫다. 정 안 되면 국내에서 하는 방법도 있다. 11월 중순 이후 2주 정도가 춥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규모 인원이 참가하는 스프링캠프는 한국에서 하기 어렵다. 한국의 2월은 너무 춥다. 게다가 경기를 하려면 어느 정도 시설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상대적으로 더 따뜻하고 저렴한 대만 대신 일본을 찾았던 결정적인 이유다. 이를 대체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 

KBO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스폰서 때문이다. KBO는 현재 일본 스포츠용품 브랜드 데상트의 후원을 받고 있다. 2015년부터 인연을 이어 가고 있고, 지난해 4년 연장 계약을 했다. 계약 기간은 2021년까지다. KBO의 한 관계자는 “KBO가 계약을 주도한 것이 아니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차원의 계약이었다. 성인대표팀 뿐만 아니라 각급 대표팀 선수들도 데상트 로고가 들어간 유니폼을 입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프리미어12가 열리고, 내년에는 2020년 도쿄올림픽이 있다. 2021년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 열리는 등 매년 굵직한 이벤트가 열린다. 현명한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다고 해도 국민 정서가 겁나는 KBO다. “일본 브랜드를 새긴 유니폼을 입고, 도쿄돔에서 경기를 한다”는 시나리오를 팬들이 별말 없이 받아주겠느냐는 것이다. 

KBO도 대안을 찾고 있다. 이 관계자는 “데상트와 계약을 맺을 당시 다른 스포츠 브랜드에도 타진을 했는데 반응이 그렇게 뜨겁지는 않았다. 데상트의 조건이 가장 좋았다”고 떠올리면서 “계약을 파기하면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다만 현재 KBO 바깥의 분위기는 위약금을 물더라도 계약을 파기하는 것이 낫다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일본의 불필요한 도발이 민간 영역에서의 교류까지 어지럽히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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