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과 어깨 통증을 해소하기 위해 줄기세포 주사를 맞은 맥스 슈어저. 그러나 미 현지에서는 특효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통산 세 차례 사이영상 수상에 빛나는 맥스 슈어저(35·워싱턴)는 최근 등과 어깨 통증에 고전하고 있다. 두 번이나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통에 7월 이후 등판은 두 번에 그쳤다. 류현진(32·LA 다저스)과 벌이는 사이영상 경쟁에도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조기 복귀를 원했던 슈어저는 새로운 치료법에 손을 댔다. 줄기세포 주사였다. 슈어저는 이 치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선수다. 엄지손가락을 다쳤을 때도 줄기세포 주사를 맞았다. 줄기세포 주사는 상태에 따라 수천 달러에서 수십만 달러까지 든다. 진료비가 많이 들어 보험으로도 이를 충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말 그대로 돈이 있는 자들만 받을 수 있는 치료법이다.

줄기세포 주사는 사람의 지방에서 골수를 빼낸 뒤 세포를 가공해 문제가 있는 관절이나 근육에 주입한다. 최근 혈소판 주사 치료와 더불어 스포츠 스타들이 애용하며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었다. 

그런데 만약 이 치료법에 별다른 특효가 없다면? 최근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쟁이다. 슈어저를 비롯한 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이 치료법을 즐겨 활용하지만, 정작 효과의 증거가 없다는 게 일부 의학자들의 주장이다. 일부 의학자와 윤리학자들은 “스포츠 스타들은 줄기세포 주사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승인된 대중적 치료법이라는 오해를 준다”고 주장한다.

정형외과 의사이자, 환자 중심 정형외과 협회의 회장인 제임스 리커트 박사는 ‘필리보이스’와 인터뷰에서 “줄기세포 치료가 실제보다 더 가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팬들에게 보낸다. 이것은 물건을 파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좋은 홍보다. 그러나 이것이 입증되지 않은 치료법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세포 생물학 및 인체 해부학을 연구하는 폴 크노플러 박사 또한 “모든 과대 선전에도 정작 효과가 있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슈어저의 경우 심리적인 안정이나 플라시보 효과 외에는 실제 그에게 도움이 된다는 증거가 별로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의 부상이 실제 알려진 대로 가벼운 상태라면, 줄기세포 주사가 아니더라도 열흘만 쉬면 복귀할 수 있다는 게 리커트 박사의 주장이다. 리커트 박사는 “줄기세포 시술이 누군가에게는 잘못된 자신감을 줄 수 있고, 너무 빨리 경기에 복귀하며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 프로농구 NBA 필라델피아의 컨설턴트를 맡기도 한 니콜라스 디누빌레 교수 또한 “일반적으로 운동 선수들은 어리고 건강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빨리 회복된다. 그들을 큰 무대까지 인도한 유전자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그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최고의 보살핌을 받을 수도 있다”면서 줄기세포 주사보다는 개인의 성향이나 유전자, 그리고 구단의 도움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실제 2018년 LA 에인절스는 세 명의 선수에게 줄기세포 치료를 시술했다. 오타니 쇼헤이, 앤드루 히니, 개럿 리차즈가 주인공이다. 수술을 피하기 위한 조치였으나 결론적으로 세 명 모두 수술대에 올랐다. 슈어저 또한 줄기세포 주사 치료 이후에도 쉽게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줄기세포 주사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며, 생각보다 효과가 덜할 수 있다는 일부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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