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루키 포수 윌 스미스가 지난 6월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전 9회말 끝내기 홈런을 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LA (미국 캘리포니아주), 양지웅 통신원] 또 다른 LA 다저스 루키가 다저스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는 알렉스 버두고가 AJ 폴락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워주며 맹활약했는데 지금은 루키 포수 윌 스미스가 역대급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스미스는 메이저리그 첫 23경기에서 9홈런 26타점, 타율 0.324, OPS(출루율+장타율) 1.192을 기록하며 코디 벨린저가 신인이던 2017년에 작성한 다저스의 기록(8홈런 23타점)을 넘어섰다. 올해 24살인 스미스는 벨린저와 동갑으로 만약 올시즌 처음부터 출전했더라면 현재 어떤 기록을 세우고 있을지 궁금하게 만든다.

◆MLB 역대 신인 첫 23경기 타점 기록
1925 맨디 브룩스(시카고 컵스)=31타점
2019 요르단 알바레스(휴스턴 애스트로스)=29타점
2019 윌 스미스(LA 다저스)=26타점
2019 오스틴 라일리(애틀랜타 브레이브스)=26타점
2001 앨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26타점

스미스는 1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전에서는 3번으로 선발출전해 2타수 1안타 2볼넷을 기록하며 시즌 타율을 0.329로 끌어올렸다.

스미스가 콜업되긴 전까지 올 시즌 다저스 포수가 타석에 등장할 때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베테랑 포수 러셀 마틴도 가끔 한방을 보여주지만 올 시즌 4홈런에 0.220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오스틴 반스도 마이너리그로 내려가기 전 타율이 2할을 넘지 못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다저스 포수로 활약한 야스마니 그랜달(밀워키)도 타율이 0.250을 넘은적이 없다. 특히 그랜달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수비에서 실책을 연발하며 다저스 팬들의 원성을 샀었다.

스미스는 아직까지는 공수 양면에서 지난 몇 년간 다저스 포수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도루 저지율도 27%로 반스의 22%보다 높다. 포일(passed ball)도 지금까지 단 1개만을 기록했다. 류현진도 올시즌 스미스와 호흡을 2번 맞춘 뒤 "전혀 불편함을 못 느꼈다"며 칭찬한 바 있다.

스미스는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 출신이다. 고교 3학년 때인 2013년 타율 0.528, 11홈런 36타점을 기록했다. 투수로도 활약한 스미스는 7승1패, 0.87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지명을 기대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팀으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한 채 루이빌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교 3학년 때 55경기에서 타율 0.382, 홈런 7개, 43타점을 올리며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다저스가 1라운드에서 지명했다.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팀에서 뛰던 스미스는 지난해 9월 정식 로스터가 아닌 '견습생' 신분으로 다저스와 같이 생활하며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맛을 본다. 다저스 선수들과 같이 훈련하고 원정을 다니면서 경기 준비 및 투수들과 같이 호흡을 맞추는 경험을 쌓았다. 스미스는 시즌이 끝나고 짧은 기간이었지만 다저스 타격 코치들에게 스윙 교정도 받았다. 스미스는 오프시즌 동안 다저스 타격코치 로버트 밴스코약, 브랜트 브라운 등과 수시로 연락하며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

스미스는 올시즌 트리플 A에서 시작했지만 클레이튼 커쇼의 재활 기간에 공을 받아주며 메이저리그 콜업이 멀지 않았음을 알게 했다. 다저스는 반스가 부상을 당하자 5월 27일 정식으로 스미스를 콜업했다. 그리고 6월 1일 필라델피아전에서 9회말 끝내기 홈런을 쳐내며 새로운 '왕자'가 다저스에 왔음을 알렸다. 6월 23일 콜라라도전에서 또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이 되며 플루크가 아님을 증명했다.

스미스는 동명 연예인 윌 스미스가 래퍼로 데뷔한 후 연기자로 첫 주연을 맡은 1990년대 미국 TV시트콤 '벨에어의 프레시 프린스(Fresh Prince of Bel-Air)'에서 따온 별명 '프레쉬 프린스'로 불린다. 어려서부터 하도 놀림을 당해 이젠 너무나 익숙하다며 이 시트콤의 주제곡을 현재 타석 등장노래로 사용한다.

▲ 윌 스미스가 16일(한국시간) MLB 네트워크 아침프로그램 'MLB 센트럴'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MLB TV 스크린 캡처.
스미스는 16일 경기에 앞서 미국 전국에 방송되는 MLB네트워크 채널 프로그램 'MLB 센트럴'에 출연했다. 스미스는 인터뷰를 통해 류현진을 포함한 다저스 투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에 대해 "많은 동료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게 도움을 줘 전혀 어렵지 않았다"며 특히 같은 자리를 놓고 경쟁을 해야하는 마틴과 반스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공개했다.

진행자들이 현재 벨린저가 신인시절 세웠던 기록과 비교해서 묻자 스미스는 "내 기록은 보지 않는다. 경기 준비를 위해 상대팀 기록들만 보고 있다"고 대답했다.

스미스는 아직 앳된 모습의 신인이지만 항상 침착하고 차분하다. 타석에 들어서도 역시 침착하게 상대팀 투수의 공을 기다리며 좋은 스윙만을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클럽하우스 음식이 마이너리그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다"는 스미스는 다저스의 미래와 올 시즌 포스트시즌 전망을 밝게 하는 '프레시 프린스'다.

스포티비뉴스=LA (미국 캘리포니아주), 양지웅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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