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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제55회 추계고등연맹전이 승부 조작 의혹으로 얼룩졌다. 한국고등축구연맹이 연루된 두 팀의 감독에 영구 제명 징계를 내리면서 고의 패배 의혹에 근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고등축구연맹은 32강 진출 팀을 가린 지난 15일 대회 5일차 경기에서 나온 A학교가 B학교에 4-3 역전승을 거둔 경기에 대해 징계했다. 16일 오전 긴급 상벌위원회를 열어 두 학교 감독을 영구 제명했고, 해당 학교의 3년 간 연맹 대회 출전 금지를 결정했다. 두 학교는 제소하겠다는 상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해당 사실을 고등연맹으로부터 보고받았다. 아직 보고서는 넘어오지 않았으나, 보고서가 넘어오면 협회 차원의 징계도 본격 논의할 것이다. 협회가 자체 조사단을 꾸려 17일 대회가 열리는 합천으로 갈 예정"이라고 했다.

해당 경기의 역전극은 석연치 않았다. 2승으로 32강 진출을 확정한 B학교가 A학교에 3-0으로 앞서다 후반전에 내리 4골을 허용하며 3-4로 패했다. 역전승이 없었다면 32강에 오를 수 있었던 C학교가 탈락했다. A학교와 B학교가 나란히 32강에 올랐다.

A학교와 B학교의 감독이 대학 선후배 사이로 알려져 고의 패배 의혹이 커졌다. A학교와 B학교 감독은 고등축구연맹 이사직도 겸직하고 있는 축구계 실력자로 알려졌다.

해당 감독들의 지도자 경력이 끝나고, 해당 학교 축구부의 존폐 위기까지 야기할 고의 패배, 승부 조작 논란은 협회의 자체 조사 및 공정위 징계를 통해 정리될 예정이다.

축구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입시 비리"라고 말했다.

"전국 대회 성적은 선수들의 대학교 진학에 결정적이다. 감독이 선수를 뽑을 때는 이런 일이 없었지만 전국 대회 성적을 통한 점수제가 자리잡으며 생긴 일이다. 대부분 대학은 해당 선수의 소속 학교가 전국 대회 8강에 오른 이력이 없을 경우 지원 자체가 불가능하다."

관계자는 "사전에 미리 계획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렇게 티나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3-0으로 앞서간 상황에서 무언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당사자인 A,B,C학교 관계자들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에도 유사 사례가 있었다. 2001년께 소년 체전 출전권이 걸린 초등 축구 대회에서 고의 패배 정황이 드러났고, 해당 감독이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다만 영구 제명 징계를 받아도 7년 뒤 복권이 가능한 조항이 있다. 당시 징계를 받은 지도자도 지난해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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