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도 2이닝 무실점으로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한 SK 박민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SK는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난감한 상황을 맞이했다. 선발투수 앙헬 산체스를 2회에 잃었다.

못 던져서 그런 게 아니라 부상 탓이었다. 산체스는 2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안치홍의 강습타구에 오른쪽 복사뼈를 다쳤다. 추후 검진 결과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으나 투구를 이어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SK는 이제 남은 7⅓이닝을 불펜으로 막아야 했다. 필승조를 투입할 수도 없는 흐름에서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이 절실했다.

염경엽 SK 감독은 올 시즌 가장 큰 수확을 불펜 안정화로 뽑는다. 그리고 불펜에서도 필승조와 B조의 차이가 줄어들었다고 반색했다. 그 B조의 힘이 필요한 경기였는데 각자 맡은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SK가 경기 막판까지 승부를 걸어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산체스가 내려간 뒤 두 번째 투수의 몫이 가장 중요했다. 당연히 불펜에 몸을 풀고 있는 선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부랴부랴 마운드에 오른 선수는 사이드암 박민호였다. 어려운 임무였지만 선발 경험도 있는 박민호는 흔들리지 않았다. 4회 2사까지 무실점으로 KIA 타선을 저지하며 SK 불펜에 숨을 고를 시간을 제공했다. 박민호는 2이닝 동안 42구를 던지며 최선을 다했다. 

4회 2사 후 최형우에게 볼넷을 내주자 SK는 베테랑 좌완 신재웅을 올렸다. 신재웅 또한 1⅓이닝을 공 15개로 정리했다. 6회에는 또 하나의 베테랑 좌완 박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1사 후 김주찬에게 중전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김선빈을 병살타로 요리하며 역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산체스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세 선수의 분전 덕에 SK는 7회를 0-0으로 맞이할 수 있었다. 이제는 정영일 서진용 김태훈 하재훈으로 이어지는 필승 A조를 가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비록 경기는 9회 아쉬운 실책이 나오며 0-1 끝내기 패배로 끝났으나 달라진 SK 불펜을 엿볼 수 있었던 한 판으로 손색이 없었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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