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식 감독대행 체제 이후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KIA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마지막까지 뛴다는 각오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실력이 모자란 것은 있었다. 어설픈 플레이도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승리에 대한 열정은 살아있었다. KIA는 아직 가장 중요한 것을 가지고 있다.

KIA는 15일과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선두 SK와 주중 2연전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두 경기 모두 1점 차 접전이 벌어졌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SK가 앞서 있는 것은 분명했지만, KIA도 만만치 않았다. 15일 경기에서는 4-7로 뒤진 9회 2점을 추격하며 SK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더니, 16일에는 0-0으로 맞선 9회 기어이 점수를 뽑으며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KIA는 16일 현재 49승61패1무(.445)로 리그 7위를 달리고 있다. 5위 NC와 5경기차다. 남은 경기 수를 생각하면 결코 작은 격차가 아니다. kt도 KIA를 앞서 있는 상황에서 사실 KIA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니다. 남은 경기에서 최소 6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한 뒤 NC와 kt가 제풀이 무너지길 바라야 한다. 확률 높은 시나리오는 아니다. 

그러나 시즌 초반 부진을 생각하면 지금 여기까지 온 것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KIA는 박흥식 감독대행 체제 이전인 5월 16일까지 13승30패1무(.302)로 리그 최하위였다. 승패마진이 -17에 이르렀다. 하지만 박 감독대행 체제로 개편한 뒤 36승31패(.537)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에 너무 많은 것을 까먹은 탓에 5할 승률까지는 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분전이라는 단어는 아깝지 않다.

사실 너무 긴 감독대행 체제는 부정적 요소도 가지고 있다. 리더십의 불확실성은 선수단 분위기에 혼란을 주기 마련이다. 하지만 박 감독대행은 팀 분위기를 바꿔놓으며 무난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KIA는 박 감독대행이 대행 꼬리표를 뗄 수 있을지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혼란스러운 상황을 잘 수습했다는 평가는 아끼지 않는다. 

실제 67경기 이상을 대행 체제로 치른 팀 중 이만한 성적을 낸 사례도 드물다. 가장 근래의 성공 사례는 2001년 LG(김성근 감독대행 체제)다. 당시 LG는 49승42패7무(.538)를 기록했다. 2011년 김경문 감독에 이어 두산 지휘봉을 잡은 김광수 감독 대행도 76경기에서 승률 5할(38승38패)을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지금 KIA 승률보다는 조금 낮다. 5할을 밑돈 사례도 허다하다. 

박 감독대행은 선수들이 만든 상승세라고 강조한다. 선수들의 투지가 마냥 흐뭇하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부터가 끝을 이야기할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박 감독대행은 “선수들이 악착같이 경기를 하고 있고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그런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확률적으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들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는 포스트시즌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경기에 나선다”며 포기는 없다고 못 박았다.

선수단도 긍정적인 생각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팀 타선에서 맹활약 중인 유민상은 “코칭스태프에서 운동을 항상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다”면서 “우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원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믿는다”며 선수단 분위기를 대변했다. KIA는 아직 시즌을 포기하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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