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최주환과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유독 가깝게 지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마이 브로(My bro)!"

두산 베어스 2루수 최주환(31)과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1)는 동갑내기 '절친'이다. 페르난데스는 인터뷰를 하는 최주환에게 다가와 어깨동무를 하며 "마이 브로(내 형제)"라고 소개했다. 최주환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페르난데스에게 라면의 맛을 알려주고, 시즌 때는 운전해서 귀가를 도와주는 등 한국 적응에 큰 도움을 줬다.

페르난데스는 야구로 최주환을 도왔다. 최주환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방망이가 마음처럼 맞지 않아 고민이 깊었다. 최주환의 타석을 유심히 지켜본 페르난데스는 "요즘 어깨가 열린다"고 조언해줬고, 최주환은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최주환이 곰곰이 생각해볼 말을 해줬다. 최주환은 "감독님께서 올해 내가 늦게 합류하면서 지난해의 홈런 수나 그런 기록들과 비교해서 고민이 있다는 것을 아시더라. 골프에 비유해서 조언을 해주셨다. 파(한 홀의 표준타수)랑 버디(파에서 1타 덜 친 타수)가 있는데, 가장 무서운 게 파를 꾸준히 칠 수 있는 유형이라고 하셨다. 집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파를 꾸준히 쳐야 버디도 나오는 것이고, 무엇보다 기복이 없는 거니까. 나도 그런 방향으로 생각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이야기했다. 

옆구리 부상으로 2개월 정도 시즌을 늦게 시작하긴 했지만,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직후라 타격 페이스가 안 올라올 때 아쉬움이 더 컸다. 최주환은 지난해 타율 0.333(519타수 173안타), 26홈런, 108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올 시즌은 타율 0.289(187타수 54안타), 3홈런, 3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선 뒤 성적이 조금씩 나기 시작했다. 최근 5경기에서 19타수 9안타(0.474), 1홈런, 5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답답한 마음에 배트 색깔을 와인색으로 바꾼 지난 1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오랜만에 시즌 3호포를 터트렸다. 

▲ 최주환이 8월 1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전까지 썼던 방망이 ⓒ 두산 베어스
▲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와인색으로 바꿨다고 한다.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잠깐 썼던 방망이라고. ⓒ 두산 베어스
최주환은 "홈런이 반전의 계기가 됐으면 했다. 타격 폼이 어깨랑 다리 중심이 잘 못 받쳐줘서 예전보다 방망이가 시원하게 앞으로 안 빠진다. 느낌도 똑같고, 타이밍 잡는 것도 문제가 없는데 방망이가 늦게 나오면서 먹힌 타구가 많았다"고 지난 부진을 되돌아봤다. 

이어 "공인구 탓을 하고 싶지 않다. 연습 때도 감이 좋으면 예전보다 타구가 덜 나가긴 해도 제대로 맞으면 넘어갈 타구는 넘어갔다. 광주에서 홈런도 스위트스폿에 정통으로 맞은 게 아니라 살짝 먹혔는데 넘어가긴 하더라"고 덧붙였다.

이제는 스스로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최주환은 "조언의 도움을 받았다면, 이제는 스스로 해내야 할 때인 것 같다. 올해 50안타 정도 쳤는데 내 마음에 드는 타구가 생각만큼 안 나왔다. 홈런은 아니더라도 시원한 타구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는데 덜 나와서, 남은 경기 동안이라도 감을 되찾아서 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해는 지명타자로 한 시즌을 보냈다면, 올해는 2루수로 나서고 있는 만큼 수비로도 안정감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주환은 "남들보다 월등히 잘하는 것을 바라진 않는다. 나갔을 때 기본만 하자는 생각이다. 그 정도만 되도 인정받는 거니까. 이제는 핸들링에 자신감도 생겼다. 팀에 수비 잘하는 형들이 많아서 비교되는 게 나도 스트레스였다. 솔직히 신인 때는 돌글러브가 맞았다(웃음). 감독님도 신인 때 나를 보셔서 아실 것이다. 그래도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며 타격과 수비 모두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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