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니퍼트, 외국인 기둥 투수 '자존심 대결'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다승왕' 에릭 해커(32, NC 다이노스)와 '돌아온 1선발' 더스틴 니퍼트(34, 두산 베어스)가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나선다. 1차전 승리는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두 외국인 기둥 투수 가운데 누가 소속팀에 '기선 제압 선물'을 안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커는 명실공히 올 시즌 리그 최고의 선발투수다. 31경기에 등판해 204이닝을 던지면서 19승 5패 평균자책점 3.13을 거뒀다. 다승·승률 부문 1위, 평균자책점 2위를 기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퀄리티 스타트도 25차례나 올리며 리그 최다를 기록했다.

우완 투수는 일반적으로 우타자에게 강하다. 그러나 해커는 조금 달랐다. 올해 왼손 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217로 강했지만 오른손 타자에게는 피안타율 0.247를 거뒀다. 두산에는 양의지, 홍성흔, 민병헌, 허경민 등 좋은 우타자들이 많다. 해커는 이 가운데 양의지에게 약했다. 상대 타율 0.429(7타수 3안타) 2타점을 허용했다. 두산의 오른손 타자들이 상하위 타선에 고루 배치돼 해커를 괴롭힐 가능성이 있다.

니퍼트는 지난 10일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이닝 3피안타(2피홈런) 3사사구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이 4-3으로 이기는 데 받침돌을 놓았다. 최고 시속 155km의 묵직한 패스트볼을 앞세워 KBO 리그 최강으로 꼽히는 넥센 타선을 틀어막았다. 전성기 경기력을 되찾으며 타자를 힘으로 누르는 위력적인 구위를 보였다.

애초 올 시즌 NC를 상대로 부진한 투구 내용을 보인 니퍼트보다 NC전 성적이 좋은 장원준이 1차전 선발로 나서지 않겠느냐는 시선이 있었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의 선택은 니퍼트였다. 가을 야구와 정규 시즌 때 성적은 별개의 영역으로 봤다. 오랜 기간 팀의 1선발 노릇을 하며 익힌 책임감과 큰 경기 경험을 상대 전적보다 높이 샀다. 니퍼트는 지난 5월 26일 마산 NC전에서 5⅓이닝 10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졌던 아픈 기억이 있다. 팀도 2-13으로 대패했다.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고려해도 분명 좋은 기억은 아니다.

[제작] 게임 노트 원세미·원세진(두산) / 윤태식·곽유진(NC) 에디터

[사진1] 에릭 해커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사진2] 더스틴 니퍼트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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