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퓨처스 팀은 창단 이후 가장 낮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성적에 대한 압박을 느끼지는 않는다. ⓒ NC 다이노스(사진은 지난해 마무리 캠프).
[스포티비뉴스=고척돔, 신원철 기자] 퓨처스 팀에는 당장의 1승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승리를 굳이 거부할 이유는 없지만, 이기기 위해 무리한 운영을 할 필요도 없다. NC 다이노스의 장기 운영 계획 '다이노스볼'은 그래서 만들어졌다. 덕분에 27승 11무 43패, 퓨처스리그 12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인 승률 0.386에 그쳐있지만 초조해하지 않는다. 

NC는 올해 초 현장과 프런트의 협업을 강조하며 '다이노스 볼'을 선언했다. 단장은 중장기 육성-성장을 맡고, 감독은 1군 운영을 맡는다. 김경문 전 감독의 해임과 이동욱 감독의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프런트 야구'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그러나 단순히 뒷말을 막겠다는 단순한 의도만은 아니다. NC 퓨처스팀은 실제로 구단의 방침에 따라 선수단을 운영하고 있다. 규정보다 적은, 자체 22인 엔트리를 쓰면서 선수들에게 책임감을 부여한다. 어린 투수들은 투구 수를 월별로 관리하면서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는 체력을 기른다. 

19일 NC는 선발 출전한 10명을 제외하고 10명의 예비 선수를 대기시켰다. 나머지 선수들도 원정에 동행했지만 19일 경기에는 이 20명만 출전하도록 했다. NC는 "선수단이 퓨처스리그 승패 부담에서 벗어나 교체의 불안감 없이 다양한 시도를 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 NC 퓨처스 팀은 창단 이후 가장 낮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성적에 대한 압박을 느끼지는 않는다. ⓒ NC 다이노스(사진은 지난해 마무리 캠프).
유영준 감독 대행은 "22인 엔트리를 쓰면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할 수 있다. 선수가 많으면 한 번씩 뛰게 해준다는 명목으로 감을 잡기도 전에 교체해야 할 때가 있는데, 뛸 수 있는 (최다)22명만 엔트리에 두면 선발 출전한 선수가 대부분 끝까지 뛴다. 경기 후반에는 수비 강화를 위한 교체 정도만 있다"고 밝혔다.  

선발투수는 월별로 투구 수를 천천히 늘렸다. 40구에서 시작해 5월 50구, 6월 60구, 8월 이후 80구까지 던지게 한다. 한계를 넘도록 강제하지 않고 천천히 몸을 만들게 하는 방안이다. 그래서 선발투수라도 5이닝 전에 교체하는 경우가 많다. 

17일 선발로 나온 송명기는 89구를 던졌다. 4회까지 1실점하면서 68구를 던졌는데, 스스로 밸런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판단해 1이닝 더 던지겠다는 뜻을 전했다. 송명기는 5회 3실점하면서 21구를 던져야 했지만 90구까지 가지는 않았다. 

19일 선발투수 신민혁은 5회까지 3실점하며 65구를 기록했다. 6회에도 나올 수 있었지만 나머지 투수들의 컨디션 점검을 위해 5이닝만 채우고 교체됐다. 신민혁은 71⅓이닝을 던져 투구 이닝 퓨처스리그 전체 10위지만 NC에서는 1위다. 2위 정수민이 68⅔이닝, 3위 윤강민이 65이닝을 책임졌다. 그 외에 50이닝을 넘긴 투수는 없다. 

NC는 2012년 창단 후 퓨처스리그에서 3할대 승률로 시즌을 마친 적이 없었다. 그동안 한 번도 없었던 일이지만 선수단에게서 동요하는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 계획이 있기 때문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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