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우(왼쪽)와 전민수. ⓒ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더그아웃 리더는 주로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맡는다. 더그아웃의 맨 앞에 서서 시종일관 분위기를 띄우며 흐름을 주도한다. 주장이나 가장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주로 담당한다. 

LG는 조금 다르다. 야구 성적이 최상급은 아니지만 절실한 점에선 둘째가라면 서러울 선수들이 분위기를 앞장서 이끌고 있다.

LG 더그아웃 분위기를 시끄럽고 활기차게 이끄는 주인공은 포수 이성우와 외야수 전민수다.

그들은 늘 더그아웃 가장 앞에 서서 경기 내내 파이팅을 외친다. LG 선수들이 이성우와 전민수를 더그아웃 리더로 주저하지 않고 꼽는 이유다.

둘은 야구가 절실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야구 선수로 사는 것 자체로 행복을 느끼고 있는 것도 같다.

이성우는 LG에서 야구를 시작했지만 KIA, SK 등 여러 팀을 거쳤다.

"너도 선수냐? 넌 불펜 포수일 뿐"이라는 치욕적인 지적을 받으며 버텨 온 결과 지난해 SK에서 방출 이후 LG에서 다시 선수 생활을 이어 갈 수 있게 됐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누구보다 긴 선수 생활을 하며 오늘을 즐기고 있다.

지금은 FA 정상호를 제치고 LG의 2번 포수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이성우는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한 순간 한 순간이 소중하다. 야구로 대단한 업적을 세우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 버텨 낸 기운을 후배들에게 전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전민수도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고교 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받을 정도로 타격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첫 소속 팀이던 히어로즈에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크고 작은 부상이 늘 그를 괴롭혔다.

신생팀 kt에선 자리를 잡는 듯했다. 2016년 시즌 짧은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다시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2018년 시즌 후엔 kt에서 방출됐다. 절망에 빠져 있던 그에게 손을 내민 팀이 LG였다.

LG 이적 후엔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주로 대타로 나서며 타율 0.250을 기록하고 있다.

전민수는 "그냥 지금 LG 1군에서 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하다. 그 기운이 더그아웃에서도 나오는 것 같다. 나도 내가 경기 중에 그렇게 소리 지르고 파이팅을 내는 줄 잘 몰랐다. 영상을 보고 알았다. 지금 이 순간이 너무도 소중하고 행복하기에 나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절박한 사람들의 외침은 그 메아리가 더 큰 법이다. LG 더그아웃을 지배하는 힘찬 목소리의 주인공들은 이성우와 전민수처럼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절박한 이들이다.

LG가 몇몇 스타급 플레이어만의 팀이 아닌 모두의 팀이라는 메시지도 전달할 수 있다. 이성우와 전민수, 보이지 않는 곳이지만 그들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소리 지르며 팀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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