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첫 시즌 10승이 눈앞인 메릴 켈리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애리조나는 올 시즌을 앞두고 메릴 켈리(31)와 보장 2년 계약을 했다. 2년간 550만 달러(약 67억 원)를 받는 조건이었다. 여기에 마이너리그 거부권까지 손에 넣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구단 옵션이 있다. 2021년 연봉은 425만 달러, 2022년은 525만 달러다. 애리조나는 구단의 뜻에 따라 켈리를 최대 4년간 활용할 수 있다.

계약 당시 설왕설래가 오갔다. 켈리에 진지하게 관심을 보인 메이저리그 구단은 3~4개 정도로 압축된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제시한 애리조나가 켈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당시에는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줄 정도의 선수는 아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켈리는 비교적 무난한 시즌을 이어 가며 나름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켈리는 20일(한국시간)까지 25경기에서 142이닝을 던지며 9승12패 평균자책점 4.63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에서 그렇게 높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그러나 애리조나는 당초 켈리를 데려갈 당시 5선발로 생각했다. 메이저리그에서 5선발로 꾸준히 로테이션을 도는 선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규정이닝 소화가 유력한 켈리는 두 자릿수 승수에도 이제 1승을 남겼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의 집계에 따르면 켈리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1.5다. 대개 1WAR당 600~800만 달러의 가치를 책정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켈리는 적어도 올해 연봉 이상의 값어치를 한 셈이다. 다르게 생각하면 2년 보장 연봉은 벌써 다 뽑았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애리조나의 베팅은 결코 실패하지 않았다. 성공에 가깝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켈리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부정하지 않았다. 20일 김광현을 보기 위해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찾은 한 스카우트는 “켈리는 오랜 기간 MLB 팀들의 관심을 받은 선수였다. 2018년 시즌 후에도 미국 진출을 타진했지만 SK와 계약 문제로 그렇지 못했다”면서 “1년 빨리 갔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럼에도 애리조나의 베팅을 성공했다”고 돌아봤다.

이 스카우트는 “켈리는 메이저리그 수준에서 S급으로 평가되는 구종은 없지만 다양한 변형 패스트볼에 다양한 변화구를 갖췄다”면서 “모든 선수들을 한 가지 잣대에서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켈리가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기록한 성적이 향후 KBO리그나 비슷한 레벨에 있는 선수들의 성적 측정에 참고가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켈리를 스카우트한 직원도 애리조나 구단으로부터 큰 칭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KBO리그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현재는 앙헬 산체스(SK), 조쉬 린드블럼(두산)이 가장 많은 스카우트들을 몰고 다니는 선수들이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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