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대전, 박성윤 기자] 데뷔전 부진을 뒤로하고 2경기만에 데뷔 첫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기대와 함께 불안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이제 단 2경기만 치렀기 때문에 확신을 갖기에는 이르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선발투수 벤 라이블리가 압도적인 투구를 펼치며 데뷔 첫 승리를 챙겼다. 라이블리는 20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9이닝 4피안타 1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데뷔 첫 승리를 완봉승으로 챙겼다.

올 시즌 부진으로 뒤늦게 퇴출된 덱 맥과이어 대체 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벤 라이블리는 데뷔전에서 힘겨운 신고식을 치렀다. 지난 13일 리그 1위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4볼넷 3사구 9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그러나 이날은 KBO 리그에 적응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한화 타선을 압도했다. 7개였던 4사구는 0개가 됐다. 라이블리는 경기 후 "미국은 투구판이 흙, 한국은 고무로 돼 있다. 축이 미끄러져 당시에는 제구가 안 됐다. 투구 딜리버리를 수정해 축을 잡았다"며 지난번과 다른 투구를 펼칠 수 있었던 배경을 짚었다.
▲ 라이블리. ⓒ 삼성 라이온즈

삼성은 2016년부터 올 시즌까지 외국인 선발투수 성공과 재계약 사례가 단 한번도 없다. 이날 라이블리 승리를 제외하고 김한수 감독 체제에서 삼성 외국인 선발투수가 챙긴 승리는 29승이다. 매 시즌 삼성 외국인 선발투수 2명은 평균적으로 10승을 합작하지 못한 셈이다.

라이블리 호투는 삼성에 반가운 소식이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 도전이 사실상 어려워진 가운데 삼성은 2020년을 봐야 한다. 라이블리가 좋은 경기력을 계속 보여준다면, 삼성은 이번 겨울 외국인 선발투수 1명을 찾는 수고를 덜 수 있다.

그러나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올 시즌 삼성에서 뛰었던 맥과이어가 4월 기록한 노히트노런 이후 이렇다 할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경우를 잊어서는 안 된다. 한화 타선이 후반기 팀 타율 0.276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리그 정상급 타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조금 더 라이블리의 검증이 필요하다. 완봉승과 같은 경기력은 아니더라도, 일관성을 유지하하며 긴 이닝을 끌어주는 능력을 더 증명할 필요가 있다.

라이블리가 로테이션이 문제 없이 돌게 되면, 라이블리는 오는 25일 홈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홈 데뷔전을 치른다. 이어 오는 31일 잠실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시즌 네 번째 등판을 갖는다.

라이블리와 삼성이 2020년 재계약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이다. 연이어 치러질 키움, 두산과 경기에서 라이블리 투구 내용을 지켜본 뒤 삼페인을 터뜨려도 늦지 않다. 리그 최정상급이라고 볼 수 있는 두 팀의 타격을 라이블리가 이겨낼 수 있다면, 삼성과 외국인 선발투수들 악연이 끝날 수도 있다.

스포티비뉴스 대전,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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