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FINA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에서 최초로 동메달을 획득한 김수지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진천, 조영준 기자] "그저 연습한 만큼 하고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만 있었는데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이번을 계기로 큰 자신감을 얻었고 내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7년 전, 만 14살의 나이로 올림픽에 출전했던 작은 소녀가 어느덧 한국 다이빙의 간판이 됐다. 스포티비뉴스는 햇볕이 뜨거운 7월 중순,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김수지(21, 울산시청)를 만났다.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 가운데 최연소였다. 15살이 되기도 전, '꿈의 무대'인 올림픽을 경험한 그는 다시 빛을 보기까지 7년이라는 세월을 보냈다.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 김수지는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최하위에 그쳤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경험한 올림픽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재산이었다.

"당시 최하위에 그쳤지만 세계에서 23등이라는 점도 나름 값지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메달도 매우 특별하지만 7년 전 올림픽에 출전한 점이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런던 올림픽에 출전할 때 김수지는 중학교 2학년의 어린 소녀였다. 14살에 올림픽을 경험한 그의 미래는 무궁무진해 보였다. 그러나 김수지의 성장 과정은 험난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그는 슬럼프에 빠졌다. 무엇보다 자신감을 잃는 점이 가장 두려웠다.

"지금도 제 장점보다는 부족한 점이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 종목(다이빙)에 대한 자신감도 살짝 흔들릴 때가 있었지만 그래도 계속하자고 마음 먹었어요."

2017년 전국체전에서 김수지는 완벽하게 부활했다. 이 대회에서 4관왕에 등극한 그는 재기에 성공했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1m 스프링보드 종목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달 광주에서 열리는 세계 수영선수권대회에서 김수지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을 해냈다. 1m 스프링보드에 출전한 김수지는 1~5차 시기를 모두 실수 없이 깨끗하게 해냈다. 몇몇 메달 후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흔들렸지만 김수지는 마지막까지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최종 3위에 오르며 한국 선수단의 유일한 메달리스트가 됐다.

▲ 2019년 FINA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1m 스프링보드 경기를 하고 있는 김수지 ⓒ Gettyimages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계기로 자신감을 얻은 점이 무엇보다 값졌어요. 박태환 선수 이후 제가 첫 번째 메달리스트가 됐는데 정말 영광스러운 칭호 같습니다."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김수지는 짧게 한숨을 고른 뒤 충북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스프링보드와 씨름을 하고 있다. 중국 선수들이 장악하고 있는 세계의 벽은 넘지 못할 '첨탑'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시상대에 오르며 "나도 열심히 하면 불가능은 없다"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김수지의 최종 목표는 내년 열리는 도쿄 올림픽이다. 올림픽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내년 4월 열리는 월드컵 대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야 올림픽 출전을 바라볼 수 있다.

7년 전, 김수지는 롤 모델로 '피겨 스케이팅 여왕' 김연아(29)를 꼽았다. 어린 시절 그는 은반 위에서 펼치는 김연아의 독창적인 연기에 마음을 뺏겼다. 여전히 김연아가 우상이라고 밝힌 김수지는 "김연아 선수의 경기는 언제나 큰 힘을 준다. 지금도 시간이 나면 김연아 선수의 경기와 아이스쇼 공연을 종종 본다"고 밝혔다.

"몸 관리를 잘해서 부상 없이 훈련하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전국체전이 가장 중요한 대회인데 잘 마무리하고 싶고 내년 올림픽 출전도 후회 없이 도전하고 싶어요."

스포티비뉴스=진천,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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