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호로부터 한 이닝 만루홈런 두 개라는 전무후무한 업적을 세운 페르난도 타티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세인트루이스 구단 역사상 최고의 홈런 레이스는 이견 없이 1998년 마크 맥과이어다. 1997년 58개의 홈런을 친 맥과이어는 1998년 70개의 홈런을 치며 구단 역사를 새로 썼다.

비록 후일 약물 복용 혐의가 드러나기는 했으나 당시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의 홈런 레이스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여전히 그 어떤 세인트루이스 소속 선수도 맥과이어의 당시 기록을 깨뜨리지 못했다.

그런데 가장 역사적인 업적은 따로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21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과 최고의 홈런 업적을 뽑았다. 샌프란시스코처럼 한 시즌 최다 홈런(2001년 배리 본즈 73홈런)이 최고의 업적으로 그대로 이어진 경우도 많았지만, 세인트루이스는 조금 달랐다.

ESPN은 맥과이어의 70홈런 이상의 가치로 페르난도 타티스의 역사적인 ‘한만두’(한 이닝 만루홈런 두 개)를 뽑았다. 이 기록은 1999년 4월 23일 나왔다. 당시 세인트루이스의 내야수였던 타티스는 박찬호(당시 LA 다저스)를 상대로 한 이닝에 두 개의 만루포를 터뜨렸다. 메이저리그의 긴 역사에서도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ESPN은 맥과이어의 기록도 대단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배리 본즈가 기록을 깨뜨릴 때까지 3년간만 지속됐던 기록이라며 타티스의 한만두를 더 높게 쳤다. ESPN은 “타티스의 기록은 사실상 깨지지 않는다. 한 선수가 한 이닝에 두 번의 만루 상황에서 홈런을 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 이닝에 만루 찬스가 두 번이나 만들어지기도 쉽지 않고, 여기에 같은 타자가 그 상황마다 나서기는 더 쉽지 않으며, 두 번 모두 홈런을 칠 확률은 극히 낮다. ESPN은 “올 시즌 한 이닝에 두 번의 만루 상황에서 모두 들어선 타자조차 없고, 한 경기에 두 개의 만루홈런을 친 선수도 타티스를 비롯해 (역사상) 12명밖에 없다”고 기록까지 짚었다.

이어 ESPN은 “그것도 한 투수에게 두 개의 만루홈런을 쳤다. 모두 박찬호로부터 뽑아냈다”고 회상했다. 당시 박찬호는 한 이닝에 10명에게나 출루를 허용했으며, 홈런 3개를 포함해 6안타를 맞았고 실책도 끼어 있었다. 화려했던 박찬호의 야구 인생에서 최악의 이닝으로 뽑힌다. 최근 아들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지켜본 타티스는 "내 인생 최고의 장면"으로 당시를 회상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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