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퀄리티스타트 피칭으로 8연승을 달성한 SK 헨리 소사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헨리 소사(34·SK)가 개인 8연승을 내달렸다. 그런 소사를 보는 반대 쪽의 롯데는 더 착잡할 수밖에 없었다.

소사는 2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 선발 등판, 6⅓이닝 동안 78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5-1로 앞선 7회 연속 안타에 보크를 허용하는 등 흔들린 것이 아쉬웠지만, 팀 불펜이 끝까지 리드를 잘 지켜 시즌 8승째를 거뒀다. SK는 이날 롯데의 추격을 따돌리고 5-4로 이겼다.

소사는 경기 후 "오늘 7회가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올 시즌 목표인 10승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어 기분이 좋다"면서 "시즌 후반으로 가며 다소 피곤한 감은 있지만 팀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을 때까지 나다운 투구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체력적으로는 지칠 법하지만, 얼굴에 피어오른 미소를 굳이 숨기지는 않았다. 소사를 바라보는 SK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였다.

올 시즌 브록 다익손(현 롯데)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SK 유니폼을 입은 소사는 개인 8연승 행진이다. 소사는 KBO리그 복귀전이었던 6월 9일 인천 삼성전에서 4이닝 8실점이라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며 패전을 안았다. 하지만 이후로는 단 한 번의 패전 없이 내리 8승을 기록했다. 

소사는 이날까지 12경기에서 74이닝을 던지며 8승1패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 중이다. 리그를 윽박지르는 특급 성적은 아니지만 이닝과 평균자책점에서 모두 안정적인 성적이다. 12경기에서 9번이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면서 SK가 원했던 이닝이터로서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소사의 활약은 롯데의 속을 쓰리게 할 만하다. 사실 대체 외국인 투수를 먼저 찾던 팀도 롯데였고, 소사에게 먼저 접근한 팀도 SK가 아닌 롯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는 당시 결정 과정에서 속도가 느려 SK의 추격을 허용했고, 결국 상위 팀과 수도권 팀 메리트를 앞세운 SK에 소사를 내줬다. 소사의 영입으로 SK에서는 웨이버 공시된 브록 다익손을 영입하기는 했으나 지금까지의 성적표는 소사가 확실히 낫다.

소사가 8승을 거두는 사이 다익손은 롯데 이적 후 12경기(선발 11경기)에서 1승6패 평균자책점 5.68에 그쳤다. 소화이닝도 58⅔이닝으로 소사에 비해 적다. 사실 다익손만 비교되는 것은 아니다. 대체 외국인 선수인 소사가 8승을 거둘 사이, 한 시즌을 모두 뛴 롯데 선발투수들은 단 한 명도 7승 이상을 기록한 투수가 없다. 장시환의 6승이 최다승이다.

물론 SK와 롯데의 전력 차이는 감안해야 한다. 소사가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면 8연승을 거둘 수 있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럼에도 현재 롯데에는 소사만한 안정감을 보여주는 선발투수가 마땅치 않다. 롯데가 원하는 리빌딩이 성공하려면 확실한 선발 카드가 많아야 하는데 소사는 내년에도 계산이 될 수 있는 투수였다. 롯데의 한숨이 이래나 저래나 길어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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