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의 이유정PD. 제공|MBC플러스미디어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여성MC 4인방의 독한 토크쇼. 그러나 그만큼 따뜻하고 흥겨운 토크쇼. MBC에브리원의 간판 프로그램 '비디오스타'가 어느덧 만 3년을 훌쩍 넘겼다. MBC의 장수 토크쇼 '라디오스타'의 스핀오프로 출발했으나 어느덧 화요일 저녁의 대표 예능으로 우뚝 섰다. '비디오스타'만의 개성과 재미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더니, 이젠 지상파 토크쇼들과 당당히 경쟁하며 의미와 재미를 모두 잡는 프로그램으로 사랑받고 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막강한 게스트 섭외력, 박소현, 김숙, 박나래, 산다라 박 등 다른 매력과 개성을 지닌 여성MC들의 공감백배 활약, 그리고 어디서도 듣지 못한 이야기들…. 이 모두는 '비디오스타'의 3박자 미덕. 2016년 7월 '비디오스타'의 첫 출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연출자로서 그 모든 과정에 함께해 온 이유정 PD를 만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었다. 지면에 다 옮기기 힘들만큼 다채로운 이야기는 한 단어로 요약되는 듯하다. 바로 '진정성'. 여성 PD와 여성 예능인이 만나 일군 '비디오스타'의 성공요인이다.

-'비디오스타'가 방송을 시작한지 만 3년을 넘겼다.

"믿기지 않는다. 요즘처럼 리얼리티쇼가 대세인 방송 환경에서 토크쇼 포맷이 인기 끌기가 어렵다. 이 환경에서 3년 넘게 애정 주신 시청자와 최선을 다해준 MC, 스태프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 자리를 빌려 제작진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또 여러 게스트에게도 감사드린다. 관찰 예능 속에서 여성 토크쇼의 명맥을 잇고 있다는 것도 감사한 점이다. 3주년이 되니 의미있게 키우고픈 욕심도 생긴다."

-MBC '라디오스타'의 스핀오프로 출발했지만 어느덧 '비디오스타'만의 강점이 돋보인다.

"시작은 스핀오프가 맞다. 10년 가까이 된 장수 토크소의 장점을 살린 여자 예능을 만들어보자 했다. '무한도전' 예능총회에서 김숙씨가 여자 예능인이 설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야기하는 걸 보고 그런 의미있는 걸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남자 예능, 여자 예능을 구분하는 건 아니지만, 가치있는 여자 예능인에게 기회가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의기투합했다. 마침 박나래 등이 성장 중이었고, 바쁜 와중에도 취지에 공감하고 출연료 따지지 않고 참여해줬다. 본인들도 여자 예능인으로서 살며 아쉬움이 있었던 것 같고, 그런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시작이 쉽지는 않았을텐데. 무엇을 차별점으로 삼았는지.

"시작할 땐 우려가 많았다. 토크쇼가 주류도 아니었고, 여자 MC들에 주목하지도 않았고. 하지만 진솔하고 거침없는 포인트가 있었고, 여자 MC만의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진정성이 있다. 게스트들이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준다 느끼는 건 진정 강점이다. 어디서 못 들었던 이야기를 처음 보여주는 토크쇼라면 공감해주실 것 같았다. 그런 다른 시선으로 접근해보자 했던 게 오래 올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닐까. 주제와 하나가 되는 게스트를 섭외하다보니까 친분도 생기고, 사전 인터뷰에선 안한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차츰 우려를 불식시켰던 것 같다."

▲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의 이유정PD. 제공|MBC플러스미디어
-특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비디오스타'의 섭외력이 시간이 갈수록 돋보인다.

"스태프가 고생을 많이 한다. 지금 가장 핫한 사람이라면 최소한의 시청률이 보장되고 섭외도 수월할 수 있다. 하지만 모르는 사람이나 다른 사람들이 관심갖지 않는 사람들 중에서 찾다보니 작가들이 죽어났다. 이제는 패턴이 됐는데, 경험이 쌓이다보니 이젠 연락도 온다. 장윤정씨 경우 20년 만에 컴백을 준비하시다 흔쾌히 출연에 응하셨다. 우리 프로그램을 즐겨보고 있었고, 여자 MC-여자 제작진이 하는 토크쇼가 좋다고 하셨다. 오래 걸려 섭외하는 사람도 있다. 브루노와 보쳉의 경우 특히 그랬다. 특히 보쳉은 의리가 대단했다. 그간 연락을 많이 받긴 했는데 이렇게 거절해도 끈질기게 연락오는 곳은 처음 봤다더라. 간절함과 진정성이 보이나보다. 3년을 하다보니 한번 출연한 게스트들이 기억이 좋다고 홍보대사처럼 추천도 해주고 섭외를 자처할 정도다. 너무 감사하다. 초창기엔 이미 자리잡은 토크쇼가 많아 섭외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지금은 10월 첫째주까지 라인업이 차 있다."

-출연한 게스트와 신뢰관계를 유지하는 비결이 있나.

"진정성을 알아주신 것 같다.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제대로 하기 어려운 게 토크쇼다. 게스트가 어디까지 이야기하느냐가 콘텐츠의 퀄리티를 정한다. 프로그램을 위해 게스트가 활용된다고 느껴지면 저희가 듣고 싶은 이야기가 안나온다고 생각한다. 다양하게 고민했다. 게스트가 존중받는다 느끼도록, 한 이야기가 왜곡되거나 잘못 전달되지 않도록 다양하게 고민했다. 이승철 선배님부터였던 것 같다. 아기자기한 환영 인사도 준비하고, 대기실을 꾸미고. 게스트가 MBC 문을 열고 걸어오는 순간부터가 시작이다. 그때의 감정이 토크에서 어떤 순간까지 나오느냐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차 하나, 사진 한장도 신경써 준비한다. 알아봐주신 분들이 감동하시고 공감해주신다. 3시간 이상 못하신다던 김수미 선생님도 결국 누워서까지 녹화 5시간을 하셨다."

▲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의 이유정PD. 제공|MBC플러스미디어
-따져보면 '독한 토크쇼'인데 굉장히 감성적으로 접근해 오셨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저희만의 루틴이 있다. 녹화 전 저를 비롯한 모든 제작진이 게스트 앞에 가서 '비디오스타'에 오신 걸 환영한다고 인사한다. 옷도 갖춰입고 각기 맡고 있는 걸 설명한다. 저희가 게스트를 초대한다고 생각하고 격식을 갖추는 거다. 어쩌면 많이 하는 말들일 수 있다. 하지만 오랜만에 녹화에 참여하시거나 이 말을 할까말까 하시던 분들이 새롭게 느끼시나보다. 열심히 해주시고 호흡해 주시고, 사전 인터뷰만 해도 안하겠다던 이야기를 다 해주신다. 그만큼의 신뢰가 쌓인다. 녹화 끝내고 가시면서 '감동을 준다, 편안하다' 이야기를 해주신다. 저희도 잠깐의 이슈를 만들려고 편집하지 않게 되고, 욕심나는 이슈도 자체 검열해 빼기도 한다. 멘트가 독해 보이지만, 새로운 토크가 나오는 게 '비디오스타'의 색깔로 자리잡지 않았나 한다."

-여성 MC들의 역량도 큰 몫을 했다.

"내용이 정말 센데, 그것을 받아주는 MC가 여자다보니가 시청자들에게도 부드럽게 받아들여지는 면이 있다. 상징적이었던 순간들이 있다. 서하준씨 출연 당시는 패러다임이 바뀔 정도로 큰 일이었다. 당사자 입장에서도 억울한 부분이 있지만 저희도 명확히 검증을 해야 한다. 그 고민과 커뮤니케이션이 있었다. 출연자가 제작진과 MC를 믿고 결심해준 덕이기도 하지만, 인간적인 어려움을 공감해주는 걸 게스트 또한 느낀다. 방송 이후 시청자나 기자들도 그분 인생의 중요한 부분을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셨다. 그 일이 있었기에 이재은씨, 하리수 씨도 '비디오스타'를 통해 대중 앞에서 이야기해주실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기쁜 소식도 나누고 싶지 않겠나. 서유리씨 경우도 결혼 날짜를 잡아놓고도 저희 방송을 기다리시느라 한참 발표를 못했다. 게스트들에게도, 그 회사 매니저들께도 감사드린다. 저희도 진심을 다해 준비하려 한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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