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게로. ⓒ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LG 새 외국인 타자 페게로는 최근 3경기 연속 안타를 쳤다. 3경기 중 2경기는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한국 야구에 서서히 적응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페게로는 LG 입단 후 23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9 3홈런 1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초대박이라고 하기에도, 모자라다고 하기에도 어정쩡한 성적이다.

최근 3경기 성적만 놓고 보면 기대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매 경기 꾸준히 안타를 치고 있고 장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경기를 거듭하며 약점 또한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페게로의 구종별 타율을 보면 그의 약점이 확실하게 드러난다. 바깥쪽 변화구에 약하다. 그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면 LG가 원하는 결과를 내기도 힘들어진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페게로는 패스트볼 타울이 0.342나 된다. 빠른 공 승부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1일 잠실 KIA전에서도 2개의 안타를 모두 패스트볼을 공략해 만들어 냈다.

하지만 변화구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떨어지는 궤적에 따라 성적이 달라졌다.

커브 승부에선 0.362로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 하지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에선 약점을 보였다.

슬라이더 타율은 0.192고 체인지업 타율은 0.167에 불과하다.

페게로의 약점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려 주는 수치다.

좌타자에게 던지는 슬라이더는 주로 좌투수가 던지는 바깥쪽 슬라이더다. 이 공에 적응하지 못하면 중심이 무너지며 허리가 빠진 채 헛스윙 하기 바빠진다. 우투수가 던질 때는 좌타자의 바깥쪽에서 변하는 백도어 슬라이더가 대부분이다.

페게로가 슬라이더에 큰 약점을 보였다는 건 바깥쪽으로 변하는 슬라이더에 약점을 보였다는 것을 뜻한다.

체인지업도 마찬가지다. 한국 프로 야구에선 좌타자에게 좌투수는 거의 체인지업을 던지지 않는다. 대부분 우투수가 던진 바깥쪽 공이다.

우투수가 좌타자를 상대로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로 선택하는 것이 체인지업이다. KBO 리그 좌투수들은 장타와 몸에 맞는 볼에 대한 부담 때문에 좌타자에게 체인지업을 거의 던지지 않는다.  

페게로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에 약점을 보이고 있다는 건 바깥쪽에서 변하는 변화구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는 걸 뜻한다.

이제 승부는 정해졌다. KBO 리그 투수들은 페게로의 바깥쪽 변화구를 집요하게 파고들 것이다. 이 승부에 페게로가 어떻게 적응하느냐가 중요한 대목이다. 지금까지처럼 약점을 보인다면 페게로 영입 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

페게로는 한국 배터리가 던지는 바깥쪽 변화구에 적응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 승부가 진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