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 통산 9번째 평균자책점 3.00 미만 시즌을 향해 가고 있는 클레이튼 커쇼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클레이튼 커쇼(31·LA 다저스)는 이 시대 최고의 투수다. 최근 예전의 위용을 다소 잃었다고 해도 이 명제는 바뀌지 않는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MLB) 역사를 통틀어서도 가장 꾸준한 투수다.

커쇼는 21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와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13번째 승리를 거뒀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71로 다소 높아졌으나 비교적 안정적인 피칭으로 최근 상승세를 대변했다. 시즌 초반 고전했던 커쇼는 6월 평균자책점 2.93으로 반등하더니 7월(1.44)과 8월(2.08)에도 기세를 이어 가고 있다.

통산 166승을 기록해 팀의 전설적인 투수인 샌디 쿠팩스를 추월한 커쇼는 통산 평균자책점에서 2.41을 기록하고 있다. 압도적인 꾸준함이 눈에 띈다. 데뷔 시즌은 2008년(4.26)을 제외하고 단 한 번도 평균자책점이 3.00 이상인 적이 없었다. MLB 역사를 통틀어서도 이런 선수는 손에 뽑을 정도다.

그에게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을 안긴 역사적 2014년(21승3패 평균자책점 1.77)을 비롯, 커쇼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3.00 미만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2016년과 지난해 규정이닝에서 탈락한 것을 계산에 넣어도 올해까지 9번이나 이 기록을 세웠다.

만약 올해도 3.00 이하의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감한다면 MLB 역사에서 공동 3위(1945년 이후)에 오른다. 전설적인 투수인 그렉 매덕스(9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치다. 이미 놀란 라이언(8회), 페드로 마르티네스, 랜디 존슨(이상 7회), 톰 글래빈(6회) 등 이미 명예의 전당에 간 당대 최고 투수의 기록은 넘어섰다.

현역에서도 대항마가 안 보인다. 커쇼에 이은 현역 2위는 맥스 슈어저(워싱턴)로 6회(2019년 달성 가정)에 불과하다. 슈어저는 커쇼보다 4살이 많다. 잭 그레인키나 저스틴 벌랜더(이상 휴스턴) 등 리그 최고 베테랑들도 올해 달성을 가정으로 각각 5회와 4회에 머문다. 커쇼의 위엄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역과 비교는 차라리 실례다.

이 부문 최고봉은 톰 시버다. 시버는 1967년 3.00 이하 평균자책점을 최초로 달성한 이래 1981년까지 12회 달성했다. 2위는 로저 클레멘스로 11회다. 1986년부터 2005년까지 20년에 달하는 긴 세월에서 쌓은 업적이다.

커쇼는 아직 만 31세다. 강력한 패스트볼은 잃었다는 평가지만 여전히 노련한 경기 운영과 날카로운 변화구, 그리고 체력이 돋보인다. 시버의 기록에 도전할, 당분간은 마지막 주인공이다. 이처럼 커쇼가 은퇴할 때쯤 그가 MLB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투수였는지는 의견이 분분할 것이다. 그러나 가장 꾸준했던 투수로는 기록될 가능성이 제법 높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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