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테파노 라바리니 여자 배구 대표 팀 감독(왼쪽)과 김연경 ⓒ 연합뉴스 제공

[스포티비뉴스=잠실, 조영준 기자] "(양)효진이와 10년 가까이 방을 쓰고 있는데 연봉 퀸이 됐습니다. (박)정아도 잠깐 룸메이트를 했는데 MVP가 됐어요. (표)승주는 아직 모르겠네요.(웃음)"

'배구 여제'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쉬)이 자신과 룸메이트를 했던 선수들이 모두 잘 됐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은 22일 서울 송파구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제20회 신한금융 서울 아시아 여자배구선수권대회 E조 8강 리그 대만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2 25-13 25-19)으로 이겼다.

A조 1위로 8강 리그에 진출한 한국은 '복병' 대만을 잡으며 1승을 챙겼다. 이번 대회 세 번째 승리를 거둔 한국의 스테파노 라바리니(이탈리아) 감독은 "1세트 10점까지는 기대대로 경기가 잘 풀렸다. 그러나 이후 플레이가 떨어졌지만 2세트부터 다시 살아났다. 3세트도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선수들이 잘해줘서 경기에서 이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만과 경기에서 라바리니 감독은 주전 선수들을 모두 기용했다. 김희진(IBK기업은행)을 제회한 대부분 선수들은 1세트부터 3세트까지 코트를 지켰다.

라바리니 감독은 "베스트 멤버들을 기용한 이유는 분명히 존재한다"며 "앞선 두 경기는 모두 전력이 떨어지는 팀들이다. 이들 팀과 경기에서는 주전 멤버들이 많이 뛰지 않았고 이틀간 휴식했다. 전체적으로 경기력과 리듬이 떨어져 있기에 이번 경기에서 끌어올리려 했다"고 설명했다.

23일 한국은 8강 리그 2차전에서 C조 1위로 올라온 태국과 맞붙는다. 라바리니 감독은 "태국이 강한 팀인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경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준비한 작전대로 할 예정이고 오늘 밤 구체적인 미팅을 할 예정이다. 우리가 해왔던 것을 제대로 하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라바리니 감독은 이 경기 주전 세터로 염혜선(KGC인삼공사)을 기용했다. 염혜선은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부터 대표 팀에 합류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내 지시에 잘 따라와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맞출 시간은 적었지만 그래도 만족한다. 아직 원하는 만큼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연습량을 생각하면 좋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기자회견장에는 라바리니 감독은 물론 김연경과 양효진(현대건설)도 참석했다. 김연경은 "(양)효진이는 나와 10년 가까이 방을 쓰면서 실력도 많이 늘었다. 연봉 퀸이 됐고 (박)정아도 룸메이트를 했는데 MVP가 됐더라"고 말했다.

이 말을 옆에서 들은 라바리니 감독은 "두 선수는 모두 베테랑이라 다시 룸메이트가 되면 안 된다. 후배가 함께 방을 써야 성장한다"며 웃었다. 라바리니 감독은 "기왕이면 모든 선수들이 큰 방에서 김연경과 룸메이트가 됐으면 좋겠다. 그러면 다들 많이 배우고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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