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열혈 팬 대기실을 깜짝 방문한 김광현이 어린이 팬에게 사인하고 있다. ⓒSK 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건일 기자] 시구와 시타 그리고 스타팅 라인업까지.

그라운드 위에서, 나와는 다른 세계에 있는 듯한 프로야구 선수들을 코앞에서 만나는 날. 누군가에겐 1분이 1초 같았고 다른 이에겐 1분이 1일 같았다. '응원에 미친 자 선발대회'에서 선발된 SK 열혈팬 10인은 팬 대기실에서 행사 시간을 콩닥콩닥 기다렸다.

그런데 갑자기 대기실 문이 열렸다. 열혈 팬 눈앞에 익숙하면서도 깜짝 놀랄 얼굴이 등장했다. 염경엽 SK 감독이었다. 뒤이어 김광현 서진용 김태훈 하재훈까지 투수 쪽 간판스타 4명이 눈앞에 나타났다.

SK는 원정까지 따라와서 응원하는 열혈 팬들을 위해 22일 한화와 경기를 '팬 데이'로 지정했다. 사전 응모와 추첨을 통해 열혈 팬 10명을 선발하고 행사를 준비했다. 단 감독과 선수들이 이들을 찾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없었다. 말 그대로 염 감독과 선수단이 준비한 '서프라이즈' 파티였다.

▲ 22일 인천 한화전에 앞서 염경엽 감독과 선수들이 SK 열혈 팬 대기실을 깜짝 방문했다. SK는 이날 '팬데이'로 꾸며 열혈 팬 10명을 선발했다. ⓒSK 와이번스

열혈 팬 이유섭 씨는 "오늘 생각지도 못하게 이렇게 좋은 이벤트로 감독님과 보고 싶었던 선수들을 만나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고 기뻐했다.

SK는 "구단 차원에서 열정적으로 응원을 보내 주는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이벤트를 추진했다"며 "선수단이 직접 감사의 뜻을 전달해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홈경기뿐만 아니라 원정 경기까지 함께 하고 응원해 주는 팬 분들 덕분에 늘 힘을 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는데 오늘 이렇게 기회가 됐다. 작게나마 감사의 마음을 직접 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오늘 오신 팬 분들뿐만 아니라 모든 팬 여러분의 응원과 사랑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언제나 팬 분들이 원하는 야구가 무엇인지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 제이미 로맥은 올스타전에서 맥아더 장군 분장으로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받았다. ⓒ곽혜미 기자
SK는 2007년 한국 프로야구에서 처음으로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를 도입한 구단으로 팬 서비스를 강조해오고 있다. 2007년 이만수 전 감독이 속옷 차림으로 그라운드를 도는 퍼포먼스를 했고 10년 뒤인 지난해 트레이 힐만 전 감독은 인천SK행복드림구장 단상에서 '연안부두'를 불렀다.

SK 선수들도 팬들을 위해 똘똘 뭉쳐있다. 지난달 올스타전에서 제이미 로맥은 맥아더 장군 분장으로 퍼포먼스 상을 받았다. 최정은 30도가 넘는 더위 속에 공장 옷을 입었고 고종욱은 우사인 볼트 분장을 했으며 한동민은 도미니카공화국 국기를 둘렀다. SK 선수들의 퍼포먼스에 올스타전 분위기가 뜨거워졌다. 마케팅 팀은 선수들의 분장과 퍼포먼스를 분주히 준비했다.

염 감독이 팬들에게 잊지 못할 10분을 선물한 22일. SK는 3-6으로 끌려가던 경기를 8-6으로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77승 1무 40패. 리그에서 압도적인 선두다.

또 다른 열혈 팬 이세영 씨는 이렇게 말했다.

"SK팬 되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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