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오재일은 23일 기선을 제압하는 만루포를 터트렸다. 개인 통산 6호.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대구, 김민경 기자] "구장 거리가 짧아서 그런 게 아닐까요."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에게 대구 원정에서 강한 이유를 물으니 돌아온 답이다. 투수 친화적인 홈구장 잠실에서 뛰던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담장까지 거리가 짧은 대구에서 심리적으로 더 편하게 타격을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두산은 2016년 삼성라이온즈파크가 개장한 이후 치른 28경기에서 23승 5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22일 14-16으로 패한 뒤로 대구 원정 8연승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두산 타자들은 라이온즈파크에서 통산 타율 0.328(1066타수 350안타) 62홈런 228타점으로 강했다. 박건우가 타율 0.412 19타점으로 활약했고, 오재일은 0.293로 타율은 그리 높지 않아도 8홈런 19타점을 기록했다. 김재환 역시 타율 0.358 11홈런 38타점으로 대구와 궁합이 좋았고, 오재원(0.320, 24타점)과 김재호(0.320, 21타점)도 대구만 오면 펄펄 날았다. 

올해 처음 라이온즈파크에서 뛴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까지 동참했다. 페르난데스는 대구 4경기에서 타율 0.529(17타수 9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22일 경기도 두산의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홈런 3개 포함 장단 15안타가 터지면서 13-1로 완승했다. 선발투수 세스 후랭코프는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6승(7패)째를 챙겼다. 

▲ 하이파이브 하는 박건우(왼쪽)와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 두산 베어스
시작하자마자 승패가 결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경기였다. 1회초 2사 만루 기회에서 오재일이 우월 만루포를 터트리며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을 크게 흔들었다. 손목 부상 여파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한 방이었다. 

오재일은 "만루 상황이라 콘택트에 초점을 뒀다. 운 좋게 홈런으로 연결된 것 같다. 손목이 100%는 아니지만,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4-0으로 앞선 3회초에는 대거 8점을 뽑으면서 삼성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선두타자 김재환의 우익선상 3루타를 시작으로 페르난데스, 오재일, 박세혁까지 연속 안타가 터지면서 6-0으로 달아났다. 이후 김재호의 좌월 3점 홈런과 박건우의 백투백 홈런, 김재환과 페르난데스의 적시타를 묶어 12-0으로 거리를 벌렸다. 

압도적 데이터가 심리적으로 영향을 준 탓일까. 삼성은 두산의 기세에 밀려 무기력하게 경기를 내줬다. 원태인은 2⅓이닝 10피안타(3피홈런) 2사사구 1탈삼진 10실점 난타를 당하며 데뷔 후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타선은 장단 4안타와 4사구 3개를 얻어 1점을 뽑는 데 그쳤다. 

스포티비뉴스=대구,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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