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공부가 머니?' 방송화면 캡처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SKY캐슬'의 후예? 사교육 시장의 현주소를 보여준 MBC '공부가 머니?'가 첫 방송부터 화제다.

지난 22일 오후 MBC의 신설 교육관찰 예능 '공부가 머니?'가 첫 방송됐다. 대한민국 사교육 시장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한편, 직접 아이들을 사교육에 맡기고 교육 중인 부모들의 현실적 고민을 담아내는 기획이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사교육 1번지' 서울 대치동에서 세 자녀를 교육시키고 있다는 배우 임호 가족의 현실 또한 신선했다. 9살·7살·6살인 임호네 삼남매는 대치동에서 일주일에 총 34개의 학원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다. 주말은 밀린 학원 숙제를 소화하는 날이었다. 채 열살도 되지 않은 세 아이의 스케줄표는 그 자체로 경악. 지긋지긋한 사교육 시간표에 넌더리내는 아이들의 현실에 임호 부부조차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문가들의 솔루션도 공개됐다. 아동심리전문가는 "세 아이 모두 현재 우울감이 있다"고 우려했다. 자녀를 명문대학교 5곳에 동시 수시 합격시켰다는 교육 컨설턴트는 34개 학원을 11개로 줄이는 솔루션을 내놨다. 교육비 절감 효과가 65%에 이르렀다. 전 서울대 입학사정관은 "어차피 종착점은 대학"이라며 "앞으로 나가는 게 아니랑 옆으로 늘려야 한다"고 찌릿한 일침을 놨다.

▲ 출처|JTBC 'SKY캐슬' 포스터
올해 초 방송된 JTBC 드라마 'SKY캐슬'은 명문대학 입시를 위해 모든 것을 올인하는 상류층의 이야기를 극적으로 풀어낸 웰메이드 드라마로 사랑받았다. 최고시청률이 23%를 돌파, 비지상파 드라마의 새 역사를 쓴 화제작이었다. 동시에 'SKY캐슬'은 대한민국의 입시교육 현실, 끝을 모르는 미친 사교육, 피폐해져 가는 부모와 자녀의 모습을 담아내며 서늘한 충격을 안겼다. 방송 뒤엔 명문대 입시코디를 찾는 문의가 폭증하는 일도 있었다.

'교육'의 파괴력은 엄청났다. 이는 이후의 TV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SKY캐슬' 이후 교복 입은 10대들의 고민을 비롯해 학원폭력, 입시문제 등을 다룬 드라마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다. 아이 잡고 부모 잡는 사교육은 픽션이 아니라 논픽션이니까.

대치동 아이의 현실 시간표를 공개하고, 'SKY캐슬'의 '김주영샘'의 모델이라는 현실 입시전문가를 카메라 앞에 앉힌 '공부가 머니?'는 'SKY캐슬'의 직계 후예로 보인다. 제목부터 '공부' 즉 사교육이란 '머니' 즉 '돈'이라지 않나. 

미취학·저학년 학부모와 대학 입시컨설턴트를 한 자리에 앉히고 무시무시한 사교육 현실을 직시한다. 이건 아이들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키우면 그만이라고 입바른 소리를 하는 '착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사교육의 현실을 인정하면서, 사교육비는 줄이고 효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라고 충고한다. 

과연 그 야심은 통할까. 사교육 조장과 현실적 조언 사이, '공부가 머니?'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시작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