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특별취재팀] "정보, 영상의 바다 유튜브", "콘텐츠는 유튜브로 통한다", "유튜브 시대", "갓튜브"… 유튜브를 향한 어마어마한 수식어들은 더이상 비유가 아니다. 팩트다.

모바일 디바이스와 동영상 콘텐츠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세상 모든 것을 영상으로 담고 또 공유하는 유튜브는 달라진 세상의 이유이자 결과다. 바야흐로 유튜브 천하. 네이버로 대표되는 국산 플랫폼이 구글을 이긴 유일한 나라로 세계의 주목을 받은 한국의 인터넷 지형도도 이미 기울어졌다. 더 급격히 기울어가고 있다.

모바일의 시대, 이용자를 얼마나 오래 붙잡아두느냐가 플랫폼의 위력을 가늠하는 기준이라면 유튜브는 여지없이 압도적 1위다. 유튜브는 매해 이용시간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며 네이버, 카카오톡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유튜브, 한국인이 가장 오래 쓰는 앱…이용시간, 1년만에 50% 증가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의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유튜브의 이용시간은 지난해 4월 258억분에서 올해 4월 388억분으로 약 50% 늘어났다. 그 막강한 영향력은 세대를 불문해서, 1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전연령대에서 예외없이 1위였다.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은 한 해 전보다 무려 35%가 늘어 1188분으로 집계됐다. 사용시간은 물론 증가율도 주요 앱 가운데 가장 높았다. 월 사용자(MAU)는 3271만 명으로 12% 늘어나 1위 카카오톡의 3580만명을 바짝 추격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순위가 완전히 달랐다. 2016년 3월 기준 이용시간 79억분으로 카카오톡, 네이버에 이어 3위였던 유튜브는 불과 반년 만에 네이버를 따라잡았고, 지난해 8월을 기준으로 1위에 등극했다. 3년 만에 이용시간이 4.5배 늘었다. 정해진 시간 이상 들여다봐야 하는 동영상 서비스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폭발적인 성장세다.

국적과 언어를 불문하고 쌓이는 콘텐츠의 총량 때문에 생기는 차이만은 아니다. 같은 조건에서 같은 영상을 동시 서비스했을 때도 유튜브의 조회 수가 네이버TV 조회수를 크게 앞서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례로 SPOTV가 지난 6월 UEFA 네이션스 리그 주요 경기, 유로2020(EURO2020) 예선 총 17개 경기 하이라이트를 지난 6월 8~14일 유튜브와 네이버TV 등에서 공개한 뒤 그달 17일 조회수를 집계한 결과 총 조회 수는 유튜브 242만, 네이버 116만 건으로 각각 나타났다. 동일한 조건에서 동일한 영상을 채널만 달리해 서비스했으나 유튜브 조회수가 네이버보다 2배 이상 높았던 셈이다.

SPOTV가 수년째 이어오던 네이버 스포츠 영상 서비스에 이어 올해부터 본격 유튜브 스포츠 하이라이트 영상 서비스를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더 의미심장한 수치다. SPOTV 영상사업팀 관계자는 "유튜브 조회수가 이미 포털 쪽을 넘어섰지만 차이가 이렇게 크지 않았다"며 "이후에도 유튜브 쪽의 성장세가 확연하다"고 분석했다.

◆네이버 파워블로거 지고…유튜버가 뜬 까닭

이용자가 몰리니 콘텐츠와 돈이 한꺼번에 몰린다. 사람들이 무엇을 주목하느냐에 민감한 광고시장은 일찌감치 반응했다. 전통적 매체 광고가 급감하며 지상파 TV가 쌓여가는 적자 속에 비상경영에 돌입하는 사이, 온라인 동영상 광고 시장은 한해 40%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수혜자가 또한 유튜브다.

디지털조사업체 메조미디어에 따르면 유튜브는 작년 상반기 기준 국내 동영상 광고 매출만 1169억원이다. 온라인 동영상 광고시장의 40.7%에 이른다. 네이버(249억), 다음(154억), POOQ(49억원)과 격차를 크게 벌렸다. 온라인 동영상 광고 이용시간 비중에선 85.6%로 더 압도적이다. 아프리카TV(3.3%), 네이버TV(2.0%)가 그 뒤를 잇는다.

한때 광고시장이 주목했던 네이버 파워블로거의 '파워'가 뚝 떨어진 사이, 유튜브 바람에 올라탄 인기 유튜버들은 광고만으로 억대 수입을 올린다. '보람튜브'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6살 유튜버의 가족이 최근 서울 강남의 95억원짜리 빌딩을 매입해 화제가 된 일은 그 막강한 영향력을 새삼 실감하게 한다. 한 광고 에이전시 관계자는 "구독자나 팔로어가 많은 유튜버, 인플루언서가 연예인 못잖은 광고시장 블루칩이 된 지 오래"라며 "파워블로거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고, 광고성 게시물이나 판촉행사가 문제가 되면서 거부감도 큰 편"이라고 귀띔했다.

동영상의 시대라는 패러다임 변화가 감지된 건 이미 오래된 일이다.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며 한국 콘텐츠 시장을 좌지우지해 온 네이버도 수넌 전부터 동영상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검색서비스로 출발, 뉴스와 블로그, 커뮤니티는 물론 음악, 쇼핑 등에 이르기까지 포털을 기반으로 한상 꽉 찬 메뉴들을 선보여 온 네이버는 동영상도 같은 상 위에 올렸다. 2015년부터는 네이버TV, V앱 등을 내세워 본격적으로 동영상 서비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4년이 흐른 현재, 네이버의 동영상 서비스와 유튜브를 직접 비교하는 건 큰 의미가 없을 정도다. 앞선 수치에서 증명되듯 속수무책으로 밀렸기 때문이다. 와이즈앱이 지난 5월 발표한 모바일 동영상 앱 점유율에서 유튜브는 무려 88%를 기록했다. 2위 틱톡이 2.4%에 불과할 만큼 압도적이다.

◆역차별 탓에 유튜브 성장? 유튜브 vs 네이버의 근본적 차이

물론 세계 시장을 겨냥한 유튜브와 한국 소비자들에게 맞춤형이나 다름없는 서비스를 제공해 온 네이버는 출발과 목표가 완전히 다르다. 각종 규제나 비용 문제를 감당해야 하는 국내업체와 달리 유튜브를 앞세운 구글이 느슨한 과세규정, 규제를 비집고 들어오며 생긴 역차별도 심각하다. 기간통신사에 망 이용료를 모두 납부하는 국내 기업과 달리 구글-유튜브는 기간통신사에 망 이용료를 넘기고 무료로 이를 쓴다는 점이 대표적. 규제받지 않는 가짜뉴스, 유해콘텐츠 문제도 짚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그 뿐일까. 유튜브는 물론 네이버 속 동영상 서비스, 네이버TV를 힘께 쓰는 콘텐츠 제작 실무자, 서비스 이용자들은 편의성과 접근성, 검색결과 등 기본적인 요소부터 중요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미디어사업체 운영자는 "유튜브가 영상을 서비스하는 단순한 플랫폼이라면 네이버는 콘텐츠를 핸들링하고 입맛대로 큐레이션한다"고 차이점을 짚었다.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는 유튜브가 사용자가 원하는 동영상,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면, 네이버의 경우 카페나 블로그 같은 자체 콘텐츠나 광고성 정보를 우선 노출한다. 반복될수록 그에 대한 피로도가 자연히 높아진다. "독점 제공되는 콘텐츠가 아니라면 네이버나 네이버TV보다는 유튜브를 통해 내가 원하는 영상 정보를 찾기가 쉽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지상파 방송 클립 정도를 제외하면 네이버로 동영상을 볼 필요를 못 느낀다"는 이들도 상당하다.

특히 1995년 이후 태어난 이른바 'Z세대'는 텍스트나 사진보다 동영상이, TV보다 스마트폰이 특히 유튜브에 익숙하다. 유튜브의 간편한 검색, 효과적인 추천서비스는 직관적으로 반응하는 어린 유저들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했다. '검색은 네이버'라는 국내에서도 어린 유저들은 뉴스나 생활정보를 검색할 때조차 네이버보다 유튜브를 선호한다. 미래의 콘텐츠 소비 주역들이 이미 유튜브를 단순 동영상 플랫폼이 아니라 검색엔진으로, 전반적 콘텐츠 소비창구로 활용하자 국내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게재하는 데도 유튜브의 편리성의 돋보인다. 유튜브는 동영상을 검색해 감상하는 과정은 물론 동영상 파일을 만들어 게재하고 공유하는 방법도 획기적으로 단순화했다. 계정만 있다면 스마트폰으로 찍은 영상도 곧장 올릴 수 있다. 광고 없이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유료 서비스를 개시하긴 했지만, 영상을 업로드하고 감상하는 데 어떤 조건도 비용도 발생하지 않는다. 노인도 아이도 마음만 먹으면 유튜버가 될 수 있다. 덕분에 유튜브엔 1분마다 500시간 분량 콘텐츠가 새롭게 쌓인다. 방대한 영상정보가 오로지 유튜브를 향해 흐르는 거대한 바다가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다.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그린 팩토리. ⓒ스포티비뉴스
◆후발주자 네이버, 스스로 발목 잡았다?

그러나 네이버나 네이버TV에 동영상을 올리는 과정은 완전히 다르다. 네이버 영상 서비스는 구독자가 300명 이상이라야 네이버TV 채널 개설이 가능할 만큼 폐쇄적으로 운영된다. 후원 등을 받으려 해도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소위 '업자' 아닌 개인은 진입 자체가 쉽지 않다. 비록 그 기준이 점차 완화되고 있지만 출발부터 동영상 콘텐츠의 양과 질에서 유튜브와 큰 격차가 있었던 데다, 스스로 한계를 만들고 말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동영상 콘텐츠 제작 관리자는 "단적으로 유튜브는 어떤 확장자로, 어떤 용량으로 동영상 파일을 올리더라도 업로드하고 감상하는데 지장이 없다"며 "네이버TV의 경우 정해진 확장자가 아니면 업로드 자체가 어려울 때가 많다. 파일크기, 화면 사이즈도 제약이 있다. 둘을 번갈아 사용하다보면 그 차이를 바로 느낄 수 있다"고 아쉬워했다.

다른 동영상 연예뉴스 제작 관계자는 "네이버는 여러 제약을 내세워 진입 장벽을 만들고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웠다. 플랫폼이 유저보다 위에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철저하게 관리되지도 않는다. 저작권 위반 사례 등이 있어도 신고하고 조처를 취하기까지 권리 구제 절차가 까다롭고 피드백도 느린 편"이라고 꼬집었다. 한 미디어 전문기자의 네이버와 유튜브 비교는 곱씹을 만하다. 

"유튜브는 이용자 기반의 생태계다. 유저가 동영상을 올리고 유저들이 보고 그에 따라 콘텐츠의 가치가 결정된다. 네이버 생태계의 기반은 그렇지 않다. 적어도 이용자들은 아니다."

특별취재팀(류재규 이재국 김원겸 이교덕 한준 김태우 배정호 김현록 정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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