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투수 이태양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가 최하위를 탈출하자마자 다시 연패에 빠졌다.

한화는 23일 인천 SK전에서 2-6으로 패하면서 지난 20일 대전 삼성전에 이어 3연패의 늪에서 허덕였다. 18일 키움전에서 8회 극적으로 다시 앞서며 보름 만에 최하위에서 탈출했던 한화였지만 이후 승리를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10위 롯데가 6연패로 처져 있어 간신히 9위를 지키고 있다.

3연패 모두 뼈아픈 패배였다. 20일에는 삼성의 새 외국인 벤 라이블리에게 9이닝 무득점하며 0-5 완봉패를 당했다. 라이블리에게 KBO리그 첫 완봉승, 퀄리티스타트의 행운을 안겨줬다. 21일 우천취소 후 22일 경기에서는 불펜데이를 펼친 SK에 불펜 싸움에서 패하며 6-3에서 6-8 역전패했고, 23일 경기에서는 뒷심에서 졌다.

18일 경기는 타선이 심각하게 침묵했다면 SK와 2연전은 불펜의 힘에서 선두 SK에 밀렸다. 22일 7회 4실점하는 동안 김범수, 이태양 두 투수가 흔들렸고 23일에는 1점차까지 추격하다 8회에만 3실점했다. 박상원, 이태양, 김종수가 8회 투입됐으나 점수차가 벌어졌다.

지난해 팀 불펜 평균자책점 4.28로 1위를 차지했던 한화의 영광을 차치하고서라도 올해 한화 불펜의 성적은 평균자책점 4.87(9위)로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팀 블론세이브는 16차례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올해 불펜으로 등판한 투수는 26명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선발, 불펜의 임무가 고정되지 않아서기도 하지만 그만큼 불펜의 보직이 고정되지 못하고 다 같이 부유하고 있다.

특히 불펜의 승계주자 실점이 아쉽다. 한화는 지난해 투수가 주자를 두고 교체된 경우가 325차례로 리그에서 2번째나 많았지만 그중 106명의 주자만이 득점해 기주자 득점 허용률이 0.326을 기록, 리그 최소 3위였다. 후속 투수들이 승계주자를 잘 묶어놓은 셈이다. 반면 올해는 117경기를 치른 23일 기준 305차례 중 116차례 득점해 기주자 득점 허용률이 최다 2위(0.380)다.

22일 경기에서도 7회 김범수가 볼넷, 안타로 무사 1,3루를 만든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이태양이 등판해 실점으로 연결시켰다. 이태양은 23일에도 8회 1사 1,3루에서 나와 적시타 2개를 맞았다. 앞선 투수가 믿음을 주지 못하고 교체된 뒤 부담스러운 등판에 나선 후속 투수가 승계주자를 들여보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 이쯤 되면 투수 교체 타이밍의 재정비도 고려해봐야 할 시점이다.

올 시즌 한화는 지난해 급작스러운 성적 상승으로 인해 더욱 하락세가 가파르게 보이고 있다. 지난해 좌충우돌 안고 갔어야 하는 문제가 올해 유독 다 터지고 있다. 불펜 평균자책점 역시 2016년 6위, 2017년 5위로 지난해 순위가 폭등한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순위가 결국 '행운'이었다 하더라도 그 성적을 낸 것은 지금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고 얻은 수확은 분명히 있었다. 지난해 얻은 장점을 다시 차곡차곡 쌓아가며 내년 다시 성적 하락을 막아야 할 때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