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C밀란의 세계화 의지는 통할까.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이탈리아 세리에A의 명문 AC밀란이 국제적인 자존심 세우기에 나선 모양이다.

파올로 스칼로니 밀란 회장은 24일(한국시간) '투토스포르트', '풋볼 이탈리아' 등 주요 매체를 통해 "세계가 유벤투스에 주목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밀란은 지난해 새로운 체제를 확립했다. 2017년 중국인 투자자 리용홍가 구단을 인수해 2억 유로(2천660억 원)의 이적료를 투자해 대대적인 선수 영입을 했지만, 나아진 것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구단 이름값을 앞세워 대출을 받았던 리용홍 구단주가 파산하는 황당한 상황과 마주했다. 설상가상으로 유럽축구연맹(UEFA)으로부터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칙을 위반했다며 유로파리그(EL) 진출권 박탈 징계를 받았다.

결국, 리용홍 구단주에게 상당한 자금을 대출해줬던 엘리엣 펀드가 나서 구단 소유권을 가져왔다. 지난해 7월 리용홍는 축출되면서 중국 자본의 영향력에서 벗어났고 스칼로니가 회장에 취임했다. 엘리엇이 밀란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약속하며 반전을 시도했다.

하지만, 지난해 6위로 시즌을 끝내면서 젠나로 가투소 감독이 팀을 떠나고 지암 파울로를 선임하는 등 혼란이 있었다. 그사이 유벤투스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영입해 구단 가치를 기존보다 10배나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칼로니 구단주는 "전환점이 필요하다. 유벤투스가 세계적인 구단이 됐지만, 밀란도 충분히 그럴 수준은 된다"며 반전을 강조했다.

물론 돈의 전쟁을 해야 하는 것이 프로의 세계다. 지난해 글로벌 회계, 컨설팅 회사인 KPMG의 발표에 따르면 유럽 축구단 가치에서 유벤투스가 13억 유로(1조7천403억 원)로 9위였다. 세리에A로 한정하면 1위였다. 밀란은 20위에 불과했다. 6억1천만 달러(6천5백억 원)로 유벤투스와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당면 과제는 구단 가치를 올리는 것이다. 그는 "예를 들어 밀란과 레알 마드리드의 가치 차이는 5억 유로 이상(6천693억 원) 이상이다. 이는 레알이 더 나은 선수를 영입하고 지불이 가능함을 의미한다"고 현실을 말했다.

단기 목표로 구단 가치를 10억 유로(1조3천887억 원)까지 높이는 것이 스칼로니의 생각이다. 그는 "10억 유로까지 높이려면 두 개의 산을 동시에 올라가야 한다. 첫 번째는 경기 결과다. 두 번째는 경제적인 것이다. 새로운 경기장이 있어야 하고 새로운 후원사도 있어야 한다. TV중계권도 잘 팔아야 한다"며 성적이 좋아야 구매력 있는 구단이 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시선은 밀란의 세계화다. 팬들의 주목을 받아야 상품이 팔린다는 단순한 논리다. 특히 유벤투스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을 두고 "세계의 팬들은 (세리에A에서) 유벤투스만 보고 있지 밀란은 외면한다. 하지만, 밀란은 세계적인 팀이다. 챔피언스리그(CL)에서 7번이나 우승했기 때문이다. 반면 유벤투스는 스쿠데토(세리에A 우승)가 너무 많다. 그래서 이탈리아의 팀이다"고 추격을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밀란은 CL에서 7번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유벤투스는 2번에 불과하다. 가장 최근 우승도 밀란이 2006-07 시즌, 유벤투스는 1995-96 시즌이다. 세리에A는 밀란이 18회, 유벤투스가 36회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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