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류현진이 24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전서 힘껏 공을 던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만루에서 초구 패스트볼.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지만 그 투수가 류현진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류현진은 24일(한국 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4.1이닝 동안 7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최근 두 경기 연속 패전.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등판이었다.

류현진은 4회까지는 나름대로 자신의 투구를 이어 갔다. 홈런 2방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 주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문제는 5회였다. 류현진은 더 이상 경기를 이끌어 가지 못했다.

선두 타자 DJ 르메이유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애런 저지의 빗맞은 타구가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불운을 겪었다.

이어 클레이버 토레스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타구가 느렸던 탓에 병살로 이어지지 못한 것도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다저스 벤치가 움직였다. 전 타석에서 류현진에게 홈런을 뽑은 개리 산체스를 고의4구로 거르며 만루를 채웠다.

디디 그레고리우스와 승부를 택한 것이었다.

결과는 최악이었다. 그레고리우스는 초구, 가운데 몰린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고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겨 버렸다.

투수가 류현진이었기에 뒷맛이 더욱 개운치 않은 피홈런이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다양한 구종을 언제든 스트라이크존으로 꽂아 넣을 수 있는 선수라는 데 있다.

패스트볼은 물론이고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모두 원하는 곳에 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투수가 바로 류현진이다.

만루에서 초구 패스트볼 선택이 그래서 더 아쉬웠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만루에서 불리한 카운트로 몰리는 것은 스스로 기세를 꺾는 볼 배합이다. 빠르게 승부를 들어가는 것이 많다. 하지만 류현진은 선택지가 많은 투수다. 단순하게 패스트볼 승부를 들어간 것이 그래서 더 아쉬웠다. 역의 역을 찌른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결과가 최악이었던 만큼 단순하게 들어간 승부는 긴 여운을 남겼다.

류현진도 경기 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그랜드슬램을 허용한 것과 관련해서는 “초구에 실투가 들어갔다. 산체스를 볼넷으로 내보낸 것은 올바른 선택이었다. 오늘(24일) 전반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사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스트라이크 존을 보다 다양한 구종으로 공략하지 못한 아쉬움이 그대로 묻어났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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