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뚜렷한 콘셉트로 차근차근 성과를 내고 있는 남기일 성남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 성남 주장으로 수비에 없어서는 안될 임채민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성남FC는 중위권에 머물고 있는 팀이지만, 전북 현대, FC 서울 등 상위권 팀들이 가장 껄끄럽게 생각하는 팀으로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다. 

성남은 24일 오후 전북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후반전 막판에 호사에게 실점하지 않았다면 승점 1점이 아닌 3점을 딸 수 있었다.

전북을 상대로 성남은 3-5-2의 단단한 수비를 구축했다. 전북의 임대생 박원재가 임대 규정상 출전이 불가했기 때문에, 오른쪽 윙백엔 주현우, 왼쪽 윙백엔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영입된 멀티 플레이어로 뛰어온 이은범이 위치했다. 

전북엔 양쪽 측면에 스피드와 기술이 좋은 로페즈와 문선민이 있기 때문에 성남의 양쪽 윙백이 철저하게 수비에 집중했다. 연제운-임채민-임승겸 스리백과 함께 후방에서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왼쪽 측면에서 로페즈가 돌파하면 주현우와 임승겸이 합동해서 막고, 반대편에선 문선민의 돌파 땐 이은범과 연제운이 막았다. 성남이 지속해서 조직적으로 버텼다.

남기일 성남 감독은 전반 주현우가 로페즈를 방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는지, 중앙 수비수와 미드필더로 뛰는 이창용을 측면에 배치했다. 로페즈를 막지 못하면 위기가 찾아올 것을 염려해 이른 시간 결단을 내렸다. 

후반전 5분 만에 왼쪽 윙백 이은범을 빼고 서보민을 교체한 것 역시 수비하느라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는 찰나 체력과 경험이 있는 서보민의 기용으로 문선민을 계속 통제하기 바라는 남기일 감독의 의도가 있었다. 

후반전 26분 임채민이 페널티킥 선제골을 성공하면서, 남기일 감독은 후반 38분 센터백 안영규까지 넣으며 무실점 경기를 완성하려고 했지만, 후반 추가 시간 호사에게 실점했다. 문선민의 크로스를 순간적으로 연제운, 임채민이 놓쳤다. 

경기 후 전북 호세 모라이스 감독은 "오늘 원정팀 성남 선수들이 전반 초반부터 수비 때 촘촘하게 했고, 역습 전술을 꺼냈다. 전방 압박도 좋았고, 전술적으로 많이 준비한 것 같다"고 성남을 칭찬했다. 

전북전에 앞서 홈에서 서울을 1-0으로 잡았을 당시에도 최용수 서울 감독은 "남기일 감독이 팀을 잘 만드는데 능숙하다. 자칫 발을 잘못 담그면 당할 수 있다. 전투적인 팀이다"고 성남을 경계했다.

K리그에서 가장 개인 기술이 뛰어난 대구FC의 세징야는 지난 21라운드 성남과 맞대결 이후 "성남이랑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첫 번째 경기 때도 마찬가지로 타이트한 수비, 거친 수비를 하는 팀이다"고 평가했다. 

경기장에서 직접 뛰는 선수, 경기를 준비하는 감독들 모두 성남을 경계하고 있다. 2019시즌 K1 승격 이후에 제대로 된 보강이 없었던 성남은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만족스럽지 못한 보강으로 스쿼드 운영이 어렵지만 성과를 내고 있다. 수비 위주지만, 상대에 따라 콘셉트를 명확하게 하면서 축구를 하기 때문에 가능한 성과다. 

그때마다 튀어나온 신예 선수들과 반짝 활약하는 선수단으로 꾸역꾸역 버티는 성남의 7위 수원 삼성(승점 35)을 승점 1점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남은 6경기 결과에 따라 잔류가 목표였던 팀이 상위 스플릿으로 성큼 다가섰다.

하지만 남기일 감독은 "(전북전) 마무리 작업은 아쉽지만, 선수들이 가진 기량을 충분히 발휘했고 조직력도 좋았다. 여전히 목표는 같다. 살아남는 것을 방향으로 가겠다. 시간이 지나고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면 상위 스플릿을 고려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생각을 전했다.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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